리브라(LIBRA) 밈코인의 붕괴를 두고 규제 당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가 공개적으로 지지한 후 인기를 끌었지만, 곧바로 시장에서 폭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 뷰로(Coin Bureau)의 공동 창립자 닉 퍼크린(Nic Puckrin)은 "리브라 사태와 유사한 펌프앤덤프 사례의 근본적인 책임은 규제 당국에 있으며, 이를 해결할 주체도 결국 그들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주요 기관이 밈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마련하지 않은 탓에, 연예인과 정치인을 앞세운 사기성 프로젝트가 확산되었다고 주장했다.
SEC의 암호화폐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는 앞서 밈코인 규제는 SEC의 관할이 아니라며, 의회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다룰 문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퍼크린은 "밈코인을 규제할 기관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으면, 리브라 같은 사태는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비판에 동조하는 이들도 많다. 체인링크(Link) 지지자로 알려진 재크 라인스(Zach Rynes)는 "현재 밈코인 사기 행태는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의 역사적인 실패와 부패 때문"이라며, "SEC가 암호화폐 산업을 건설적으로 규제할 기회를 방치하고 정치적인 공격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업계 내 일부 인사는 밈코인이 오히려 ‘규제 명확성’을 갖춘 자산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코인펀드(CoinFund) 사장이자 전직 CFTC 위원이었던 크리스토퍼 퍼킨스(Christopher Perkins)는 "대부분의 밈코인은 기존 규제 아래에서 상품으로 간주된다"면서 "사기, 조작, 남용 행위는 현행법상 여전히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현행법이 존재하는 만큼 당국은 보다 강력한 법 집행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퍼크린은 "미국 법무부는 금융 사기, 자금 세탁, 시장 조작에 대한 단속 도구를 강화하고 자원을 늘려야 한다"며, "업계 스스로 부정 행위를 저지른 인물들을 배척하는 동시에, 당국이 법 집행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브라 사태를 계기로 밈코인 시장에 대한 규제 논의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규제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