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크롤(Firecrawl)이 AI 에이전트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려는 실험적인 시도를 진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Y 컴비네이터(Y Combinator) 출신 스타트업인 파이어크롤은 최근 자사 구인 게시판에 "AI 에이전트만 지원 가능"하다는 독특한 공고를 올렸다. 해당 채용 공고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최신 트렌드를 연구하고 앱을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제시된 연봉은 1만~1만 5,000달러(약 1,450만~2,175만 원)에 불과하지만, 인간 직원이 아니라 AI 시스템을 고용하는 만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의미 있는 실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어크롤 공동 창업자인 케일럽 페퍼(Caleb Peffer)와 니콜라스 실버슈타인 카메라(Nicolas Silberstein Camera)는 이 공고가 '마케팅 전략'이자 '실험'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페퍼는 "우리는 뛰어난 AI 엔지니어를 찾고 있으며, AI 에이전트를 직접 채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채용 공고를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파이어크롤은 오픈소스 기반 웹 크롤링 봇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기업들이 웹 상에서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AI가 인터넷의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스크랩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이런 웹 크롤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채용 공고는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이제 AI가 직접 일을 지원하는 시대가 왔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미래에는 AI가 인간 대신 입사 시험을 치르고 급여를 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파이어크롤 측은 "약 50개의 AI 에이전트가 지원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지원자는 없었다"며 공식 채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더 발전된 AI 기술을 갖춘 채용 후보군을 찾기 위해 새로운 공고를 낼 가능성도 시사했다.
페퍼는 "우리는 여전히 사람이 중심이 되는 환경에서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실제로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계속 실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의 기업 활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실험적인 시도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