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MIT 졸업생 채용 중단 선언… 게리 겐슬러 해임 전까지 보이콧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Gary Gensler)가 교수직을 유지하는 한, MIT 졸업생을 채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제미니 공동 창업자 겸 CEO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는 MIT가 겐슬러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한, MIT 졸업생 및 인턴을 고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X(구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MIT가 겐슬러와 어떠한 관계도 유지하는 한, 제미니는 MIT 졸업생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미니와 SEC의 갈등은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지난해 3월, 제미니는 SEC와의 소송을 마무리하며 2100만 달러(약 280억 원)의 벌금을 지불한 바 있다. SEC는 제미니가 파산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제네시스(Genesis)와 함께 '제미니 언(Gemini Earn)' 프로그램을 통해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겐슬러는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SEC 위원장에서 물러난 후, MIT로 복귀해 금융 인공지능(AI), 핀테크, 규제 정책 등을 연구하는 교수직을 맡았다. 그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MIT에서 블록체인과 금융 규제에 관한 강의를 했으며,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SEC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겐슬러 재임 기간 동안 SEC는 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관련 법 집행 조치를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업계와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윙클보스의 발언에 대해 비트코인 지지자인 에릭 부르히스(Erik Voorhees)는 "모든 암호화폐 기업이 MIT 졸업생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표명했다.

암호화폐 기업들은 SEC 전·현직 관계자에 대한 보이콧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코인베이스(Coinbase)는 글로벌 로펌 밀뱅크(Milbank)가 전 SEC 집행국장 구르비르 그레왈(Gurbir Grewal)을 채용하자 해당 로펌과의 협업을 중단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 CEO는 "업계를 불법적으로 말살하려 했던 인물을 고용한 로펌과는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다른 암호화폐 기업들도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제미니의 결정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아셀라 네트워크(Axelar Network)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고르부노프(Sergey Gorbunov)는 "겐슬러와의 문제로 MIT 학생들을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MIT 졸업생을 채용할 뜻을 밝혔다.

영국 법률 전문가 프레스턴 번(Preston Byrne)도 "SEC 관계자를 채용한 로펌과의 협력을 중단하는 것과 MIT 졸업생을 전면 보이콧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과도한 대응(overkill)"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MIT 전체를 보이콧하는 대신, 겐슬러의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만 대상으로 제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블록체인 전문가 지아순 리(Jiasun Li)는 "겐슬러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만 보이콧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윙클보스는 "겐슬러가 우리 업계와 국가에 끼친 피해는 되돌릴 수 없다"며, 암호화폐 산업에 적대적인 인물을 고용하는 기업과 대학은 업계에 대한 배신행위를 저지르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SEC는 현재 마크 우예다(Mark Uyeda)가 위원장 대행을 맡고 있으며, 올해 1월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당시 찬성표를 던진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는 최근 SEC의 암호화폐 태스크포스팀을 이끌고 있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