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직후 공청회나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를 시작해 정부의 2단계 입법안 제출을 더 기다리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1일 서울 여의도 IFC 더포럼에서 열린 ‘블록페스타 2026’에서 “이제는 정말 서둘러야 한다”며 “연내에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결론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완성도 높은 법안을 기다리다 입법 시기를 놓치기보다 우선 기본 틀을 마련한 뒤 시장 변화에 맞춰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점짜리 법을 만드느라 시간이 다 지나가고 다 끝난 다음에 만들면 뭐 하겠느냐”며 “70점짜리라도 먼저 기본 틀을 만들고 시장 변화에 맞춰 보완해 나가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둔 1단계 법률에서 나아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자 규율, 공시와 시장 질서 등을 다루는 2단계 입법으로 거론된다. 2023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제정 당시에는 1년 안에 2단계 입법안을 마련하라는 국회 부대의견이 제시됐지만, 정부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민 의원은 지적했다.
민 의원은 “정부안을 이제 기다리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부터 공청회든 법안소위든 맹렬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이후 국회 논의를 먼저 진행해 연내 법안 처리 방향을 정하겠다는 의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민 의원은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한정하는 방안에 반대하며 일정한 자격 요건을 충족한 다양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격을 갖춘 다양한 사업자에게 시장을 열어둬야 한다”며 “진입규제를 하지 말고 행위규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진입 문턱은 합리적으로 설정하되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와 결과에는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에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은행이나 대기업만 발행 주체가 될 경우 새로운 사업 모델과 기술을 가진 기업의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 의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거래되고 유로·엔화 기반의 블록체인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통화가 디지털 환경에서 활용되는 상황에서 원화의 제도화 논의를 더 늦추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확산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서둘러야 할 배경으로 언급했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예약하는 환경이 커지면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서 법정화폐의 활용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 의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전자결제는 AI 시대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AI 에이전트, AI 비서로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예약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원화가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면 활용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제도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민 의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와 토큰증권(STO)을 언급하며 국내 금융회사의 디지털자산 접근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실물자산 토큰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허용되지 않는 등 제도적 제약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투자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민 의원이 앞서 밝혀온 연내 입법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민 의원은 앞선 국회 세미나에서도 연내 입법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록페스타 2026은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 국채·주식 토큰화 등 기관의 온체인 금융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행사에서는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활용과 제도화 방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민 의원은 국정감사 직후 공청회와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를 본격화하고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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