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녹색금융이 금융상품 확대를 넘어 분류체계와 공시, 기후위험 데이터, 기업 전환계획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서 위안(Arthur Yuen) 홍콩금융관리국(HKMA) 임시 최고경영자는 9월 7일 홍콩에서 열린 ‘Bank of China (Hong Kong) Green Forum 2026’에서 분류체계·전환계획·공시·데이터·인력을 녹색금융 확대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해당 연설을 9월 30일 게시했다.
위안은 규제기관의 조치가 금융기관과 기업, 개인으로 확산되는 ‘파급 효과’를 강조했다. 은행이 기업 고객의 탄소감축 경로를 파악하고 이를 위험관리와 금융지원에 연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은행의 전환계획을 감독검토 절차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홍콩금융관리국은 9월 7일 지속가능금융 분류체계 2B 단계 시제품에 대한 공개 협의를 시작했다. 협의는 10월 7일까지 진행된다. 2B 단계는 금융기관이 지속가능하거나 전환 과정에 있는 경제활동을 판단할 때 활용할 기준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앞서 공개된 2A 단계는 2026년 1월 공개됐다. 기존 체계보다 적용 부문을 넓히고 전환금융과 기후적응 요소를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지속가능성 공시 확대를 앞두고 은행권 현황 조사를 마쳤으며 2026년 후반 정책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기후위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도 확대됐다. 홍콩금융관리국의 물리적 기후위험 평가 플랫폼은 2024년 출시 이후 약 200만개 자산을 분석했으며 2026년 적용 범위를 홍콩에서 글로벌로 넓혔다. 이 수치는 녹색금융 투자액이나 기후위험 손실액이 아니라 플랫폼이 분석한 자산 규모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중소기업과 비상장기업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추정 도구와 지속가능성 설문지도 구축했다. 공시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의 데이터를 금융기관 심사와 위험관리 체계에 연결하려는 조치다.
싱가포르도 분류체계와 혼합금융을 중심으로 관련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은 2024년 싱가포르에서 실행된 녹색·사회적·지속가능·지속가능연계 대출 규모가 480억 싱가포르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아시아 분류체계와 FAST-P, 전환배출권 연합 TRACTION을 주요 정책 수단으로 제시했다.
홍콩금융연구원과 MSCI 지속가능성연구소, 홍콩대 연구기관의 공동 보고서는 2015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동남아시아와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에서 발행된 라벨드 지속가능채권 규모가 3000억달러(약 406조2000억원)를 넘었다고 집계했다. 보고서는 정책과 공시, 자금조달 비용, 기후적응 금융을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역할은 다르다. 싱가포르는 분류체계와 혼합금융을 앞세우고, 홍콩은 국제 금융시장과 채권시장, 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해 역내 전환금융을 연결하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다만 국가별 산업구조와 공시 수준이 달라 동일한 기준을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역내 금융감독과 기후위험 관리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는 아프리카 남부개발공동체(SADC)의 국경 간 감독 논의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다만 이번 홍콩금융관리국 논의에서 가상자산 가격이나 특정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다뤄지지 않았다.
홍콩금융관리국은 별도 정책 자료에서 녹색채권과 탄소배출권의 토큰화를 녹색금융 인프라의 한 요소로 언급했지만, 관련 금융상품의 수익률이나 투자성과를 보장하는 내용은 아니다. 2B 단계 공개 협의는 10월 7일까지 이어진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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