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허가형 온체인 거래소에서 일부 토큰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5년 한도의 임시 면제를 도입했다. 의회의 포괄적인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은 절차 표결에서 부결돼 영구적인 법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다.
SEC는 17일 ‘이노베이션 익셈션’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허가된 참여자만 이용하는 토큰화 증권 거래소(TSV)가 자동화 마켓메이커(AMM)와 유동성 풀을 활용해 일부 미국 상장주식을 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거래소 규정과 딜러 규정에 적용한 ‘임시·조건부 면제’다. 관보 공표 후 5년간 적용되며, 영구적인 규정 변경이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포괄적 개방은 아니다.
앞서 본지는 SEC가 허가형 TSV에 5년 조건부 면제를 부여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해당 면제가 시장 구조와 의회 입법 논의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후속 사안이다.
면제 대상 거래에는 조건이 붙는다. 거래 가능한 종목 수와 거래량이 제한되며, 토큰화 주식 보유자는 같은 종류의 전통적 주식과 동일한 권리와 특권을 가져야 한다.
제3자가 주식을 토큰화할 경우 해당 기업에 거래 사실을 알리고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 스마트계약은 감사 가능하고 공개돼야 하며, 기초 주식의 거래가 중단되면 토큰화 주식 거래도 함께 멈춰야 한다.
SEC 명령문은 실제 주식에 대한 권리를 제공하는 토큰화 주식과 주가 움직임만 추종하는 합성 상품을 구분했다. 기초 주식과 연결된 권리가 없는 합성 상품은 이번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 전 뉴욕 주지사는 25일 코인데스크에 공개한 칼럼에서 “규제 명확성은 법률·정치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라고 말했다. 쿠오모는 토큰화 금융상품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는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와 OKX의 합작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오모의 발언은 규제기관이 제한된 실험을 시작한 반면, 시장 참여자들이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법적 기반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임시 면제는 기존 법률에 근거해 운영될 수 있지만, 향후 위원회 구성이나 법원 판단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의회의 입법 절차는 이 같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 미 상원은 15일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H.R.3633의 본회의 심의 개시를 위한 클로처 동의안을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했다.
클로처 동의안은 본회의 심의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다. 이번 표결에는 재적 5분의 3 찬성이 필요했지만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법안 심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토큰화는 주식의 발행·이전·거래·결제·소유권 기록을 디지털 원장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거래와 결제 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일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번 조치만으로 비용 절감이나 유동성 확대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허가형 참여 구조와 거래량 제한은 시장 확장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조건이다. 반면 발행사의 이의 제기권과 스마트계약 감사 요건은 토큰화 주식이 실제 주식과 같은 권리를 제공하는지 확인하는 안전장치로 작용한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레딧 게시물에서는 SEC 조치가 토큰화 주식의 제도권 진입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실제 주식 보유권, 상환 구조, 합성 상품 여부를 더 엄격히 확인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해당 반응은 공식 시장 전망이 아닌 커뮤니티 의견이다. 토큰화 시장의 실제 확장 여부는 임시 면제에 따른 거래 사례와 SEC의 후속 조치, 의회의 법제화 논의에 달려 있다.
SEC는 면제의 수정 가능성과 후속 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공개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장기적인 규제 명확성이 마련될지는 이 의견 수렴과 후속 입법 절차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강이안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