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이 금융회사의 인공지능(AI)과 토큰화 활용을 2027년 감독 우선순위로 정했다. 국가별 감독당국은 고객의 투자 결과에 영향을 주는 상품과 업무를 중심으로 활용 현황을 조사하고, 일부 회사를 대상으로 초기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ESMA는 23일 ‘투자자 보호를 동반한 혁신’을 유럽연합(EU) 차원의 전략적 감독 우선순위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EU 회원국 감독당국의 공통 목표를 설정하고 연간 점검 방향을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첫 점검 대상은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서 AI와 토큰화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다. 감독당국은 AI·토큰화가 고객의 투자 결과에 영향을 주는 업무와 상품에 쓰이는지, 내부 업무에만 적용되는지 구분해 살필 계획이다.
감독당국은 토큰화가 실제 금융시장에 적용되는 방식도 조사한다. 토큰화는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금융상품을 발행·거래·결제하는 방식으로, 투자자 권리와 상품 분류, 거래·결제 구조를 기존 규정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ESMA는 AI와 토큰화의 활용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처리 속도와 운영 비용이 개선될 가능성, 새로운 금융상품과 사업모델의 등장, EU 금융시장의 연결성 확대를 잠재적 기회로 제시했다.
반면 AI 결과가 편향되거나 불명확하고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은 주요 위험으로 제시했다. 투자자가 새 상품의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감독당국의 전문성과 도구가 부족할 가능성, 소수 외부 기술 제공업체에 대한 의존도도 점검 대상이다.
ESMA는 팩트시트에서 금융회사별 AI·토큰화 활용 현황을 파악하고, 영향이 큰 일부 회사를 대상으로 초기 점검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토큰화가 실제 시장에서 어느 영역에 나타나는지와 이를 감독하는 데 필요한 인력·기술도 확인할 예정이다.
사이버 보안과 운영 복원력 감독도 확대된다. ESMA는 2025년부터 진행한 관련 우선순위를 이어가며 2027년에는 소규모 감독 대상 회사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까지 점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는 EU의 가상자산 규정인 MiCA에 따라 인가받은 사업자를 뜻한다. 이들 사업자의 수탁 업무와 관련해서는 키 관리, 거래 통제, 사고 대응, 스마트계약 위험, 외부 기술업체 의존 등이 점검 대상이 된다.
토큰화된 주식 시장의 확산과 관련한 내용은 앞서 본지에서도 다뤄졌다. 이번 ESMA 우선순위는 토큰화의 확산 가능성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와 감독 역량을 함께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ESMA는 기술 발전에 맞춰 감독 대상과 접근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 각국 감독당국은 금융회사별 AI·토큰화 활용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투자자 보호와 감독 체계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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