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세입위원회가 도박 손실을 당첨금 범위에서 전액 공제하는 조항을 포함한 세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시행되면 2027~2036년 연방 세입은 19억9700만달러(약 2조77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원 세입위원회는 9월 16일 ‘디지털자산 세금 확실성 법안(Digital Asset Tax Certainty Act·H.R. 10357)’을 찬성 38표, 반대 5표로 가결했다. 법안에는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스테이블코인 거래, 채굴·스테이킹 소득, 워시세일 규정, 가상자산 브로커 신고 의무 등이 담겼다. 관련 내용은 미 하원 세입위원회 발표문에 제시됐다.
도박 손실 공제 조항은 법안 제7편 ‘FULL HOUSE ACT’에 별도 항목으로 포함됐다. 가상자산 과세 체계를 정비하는 법안에 들어갔지만, 가상자산 거래 손실을 도박 손실로 처리하거나 두 산업의 세법상 손실 규정을 통합하는 내용은 아니다.
◇ ‘유령 소득’ 문제 겨냥한 공제 복원
현행 규정은 2026년부터 도박 손실 공제를 손실액의 90%와 도박 당첨금 중 작은 금액으로 제한한다. 미국 국세청(IRS)은 2026년 세금 안내서에서 항목별 공제를 선택한 납세자에게만 도박 손실 공제가 적용된다고 안내했다.
예를 들어 10만달러를 따고 같은 해 10만달러를 잃은 납세자는 기존에는 손실 전액을 당첨금과 상계할 수 있었다. 90% 제한이 적용되면 9만달러만 공제돼 실제 보유액이 없어도 1만달러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실제 현금이 남지 않았는데도 세법상 소득이 발생하는 구조를 ‘유령 소득’이라고 부른다. 개정안 제701조는 미국 내국세법 제165조를 수정해 도박 손실을 도박 당첨금 범위에서 전액 공제하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은 2025년 12월 31일 이후 시작하는 과세연도부터 적용하도록 설계됐다.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2026년 과세연도부터 적용될 수 있다.
◇ 세입 감소 규모 10년간 19억9700만달러
미 의회 합동조세위원회(JCT)는 공제 복원으로 2027~2036년 연방 세입이 19억97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JCT 세입 추계는 해당 추계가 예비적이며 향후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미 재무부와 IRS는 2026년 도박 손실 항목별 공제를 신청할 납세자를 약 67만3000명으로 추산했다. 다만 공제는 항목별 공제를 선택하고 도박 당첨금과 손실을 입증할 기록을 보유한 납세자에게만 적용된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법안이 디지털자산 과세의 불확실성과 신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도박 손실 공제 조항은 가상자산 관련 조항과 별도의 제목으로 삽입됐다.
도박업계와 네바다주 정치권은 공제 복원을 지지했다. 디나 타이터스(Dina Titus) 미국 하원의원은 “실제로 얻지 못한 돈에 세금을 내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터스 의원실은 미국게임협회(AGA), MGM, DraftKings, FanDuel, Caesars, Wynn 등이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테드 크루즈(Ted Cruz) 미국 상원의원도 2025년 관련 법안인 FULL HOUSE Act를 소개하며 도박 참가자가 실제로 번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첨금 총액이 아니라 손실을 반영한 순수익에 과세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이번 조항이 카지노·스포츠 베팅·예측시장 또는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을 늘릴 것이라는 독립적인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도박 손실 공제 복원과 가상자산 시장 사이의 직접적인 사업상·시장상 연결고리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법안은 현재 하원 세입위원회 통과 단계다. 하원 본회의와 상원 의결, 대통령 서명이 남아 있어 실제 시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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