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이 클래리티 법안의 본회의 진행 절차를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했다. 법안은 공직자와 배우자의 1만5000달러(약 2079만원) 이상 디지털자산 관련 지분을 제한했지만 성인 자녀는 적용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미 상원은 15일(현지시간) 클래리티 법안의 본회의 진행을 위한 클로저 표결에서 찬성 49표, 반대 50표, 불참 1표를 기록했다. 한국시간으로는 16일 오전 3시19분이다. 법안 심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5분의 3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최종 법안 표결은 아니며 윤리 조항도 시행되지 않았다. 상원 공식 표결 기록
최종안은 디지털자산을 발행하거나 후원하는 공직자와 배우자가 관련 기업 지분을 1만5000달러 이상 보유할 경우 이를 매각하거나 적격 블라인드 트러스트에 편입하도록 했다. 해당 기업이 최근 3년 중 한 해라도 디지털자산 발행·후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면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기준도 제시했다. 클래리티 법안 최종안
법안의 ‘covered individual’에는 연방 공직자와 직원, 대통령·부통령·연방 의원 당선자, 이들의 배우자가 포함됐다. 성인 자녀는 조문에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이는 트럼프 가족사업 전체를 법적으로 면제한 규정이 아니다. 법안 자체가 제정되지 않았고, 최종안의 적용 대상 범위에 성인 자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의미에 그친다.
이번 논쟁의 초점은 가상자산 보유 자체보다 공직자와 가족이 디지털자산 사업에서 어떤 경제적 이익을 얻는지에 맞춰졌다. 법안은 비트코인(BTC) 같은 디지털자산의 일반적인 투자 보유를 전면 금지하지 않고, 공직자의 발행·후원 행위와 일정 규모 이상의 관련 기업 지분을 제한했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공화당 상원의원·상원 디지털자산 소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최종안 발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는 윤리 제한”에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루미스 의원은 연방 공직자와 배우자의 개인 투자에 강한 제한을 두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루미스 의원실 발표문
민주당은 규정의 범위가 충분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엘리사 슬롯킨(Elissa Slotkin) 민주당 상원의원은 윤리 조항이 “너무 얇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자녀, 각료의 가상자산 이해관계를 충분히 차단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슬롯킨 의원 성명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재산공개 보고서는 2026년 6월 30일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가상자산 관련 수입이 14억달러 이상으로 집계됐으며, 이 수치는 약 1조9418억원에 해당한다. 다만 재산공개 보고서의 수입 집계가 순이익이나 현금 유입, 기업 전체 매출과 같은 의미인지는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 미 정부윤리청 재산공개 보고서 안내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장관 사례도 성인 자녀와 신탁을 둘러싼 쟁점을 보여준다. SEC 공시에는 2025년 10월 6일 브랜던 루트닉(Brandon Lutnick)이 캔터 피츠제럴드 의결권 지분을 20만달러(약 2억774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기재됐다. SEC 공시
캔터 피츠제럴드는 테더의 준비자산 관련 업무와 미국 사업에 관여해온 금융회사다. 다만 루트닉의 현재 가상자산 관련 이해관계가 법안의 1만5000달러 기준에 해당하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최종안은 블라인드 트러스트에 편입된 지분과 수탁자의 디지털자산 발행·후원 행위를 공직자에게 귀속하지 않도록 했다. 블라인드 트러스트는 자산 운용 내용을 수탁자가 관리하고 소유자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신탁 구조다.
법안은 주 법무장관에게 윤리 조항 위반과 관련한 연방법원 소송 권한도 부여했다. 다만 감독 윤리기관이 해당 행위를 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지분 처분·신탁 편입 사실을 공표하면 소송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상원 본회의 진행 절차 표결에서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클로저는 상원 토론을 끝내고 표결로 넘어가기 위한 절차다. 이번 표결은 법안의 최종 내용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본회의 심의를 진행할지 결정하는 단계였다.
이번 표결에서 확인된 것은 윤리 규정을 포함한 클래리티 법안이 상원 본회의 절차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성인 자녀를 적용 대상에 넣지 않은 조항은 가족사업 전체를 법적으로 면제한 규정이 아니라, 법안상 규제 대상의 범위를 공직자와 배우자로 한정한 결과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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