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의회가 암호화폐 이용자 정보와 거래내역을 세무당국에 제출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26년 거래자료 수집을 시작해 2027년 9월 30일까지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정보교환에 활용하는 내용이다.
불가리아 의회는 9일 세금·사회보장 절차법 개정안을 찬성 149표, 반대 0표, 기권 10표로 가결했다. 의회는 개정안이 암호화폐 이용자 정보에 대한 세무당국의 접근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불가리아 의회 공식 발표에 담겼다.
이번 개정안은 EU의 DAC8에 따른 암호화폐 이용자 식별정보와 거래정보 보고 체계를 불가리아 국내법에 반영하는 내용이다. 불가리아에 등록·허가된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가 보고 의무를 부담한다.
보고 대상에는 이용자의 이름과 주소, 출생지와 생년월일, 세금 거주 국가 또는 관할권, 납세자 식별번호가 포함된다. 이용자의 신원과 세무상 거주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핵심이다.
거래 정보로는 암호화폐의 매수·매도·교환·이체 내역이 포함된다. 거래된 자산별 총액이나 이체 당시 공정시장가치도 보고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DAC8 안내에서 보고 대상 사업자가 2026년 1월 1일부터 EU 거주 이용자의 거래자료를 수집한다고 설명했다. 2026년 거래자료는 각국 세무당국에 제출된 뒤 2027년 9월 30일까지 이용자의 거주국과 교환될 예정이다.
DAC8은 EU 회원국 간 조세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정보의 자동교환 범위를 확대한 지침이다. 거래소 등 보고 대상 사업자가 이용자와 거래 내역을 수집하면 각국 세무당국이 이를 바탕으로 국경 간 과세 정보를 공유하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암호화폐 세율을 도입하는 내용이라기보다 거래소와 세무당국 사이의 정보 흐름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불가리아 국세청은 암호화폐 매도·교환으로 발생한 소득을 연간 세금 신고 대상 소득으로 안내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에서 자율보관 지갑으로 보내는 출금이 불가리아 국내법상 어떤 범위와 형식으로 보고되는지는 공개된 의회 설명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DAC8은 이체정보를 보고 대상으로 규정하지만, 외부 지갑 주소 처리 방식과 세부 보고 양식은 추가 시행지침이 필요하다.
자율보관 지갑은 거래소 같은 제3자가 아니라 이용자가 개인키를 직접 관리하는 지갑이다. 따라서 거래소 계정에서 외부 지갑으로 이체된 기록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자 정보와 연결할지는 시행 과정에서 정해질 세부 쟁점이다.
자금세탁방지 규정도 별도로 강화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관련 안내문에서 암호화폐사업자가 이체 송·수신자 정보를 확보하고 자율보관 주소와 거래할 때 강화된 고객확인 절차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관련 자금세탁방지 규정의 전체 적용 시점은 2027년 중반으로 제시됐다. DAC8에 따른 세무정보 보고와 자금세탁방지 규정은 별도 제도지만, 모두 거래 당사자와 자산 이동에 관한 기록을 사업자에게 요구한다는 점에서 사업자의 관리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국내 투자자에게 직접 적용되는 조치는 아니다. 다만 EU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EU 거주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고객정보 관리와 거래기록 보존 절차를 정비해야 할 수 있다.
불가리아 의회가 개정안을 가결하면서 향후 세부 보고 양식과 외부 지갑 주소 처리 기준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 2026년 거래자료의 국가 간 정보교환은 2027년 9월 30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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