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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선행 P/E 21배…최근 3개월 이익 추정치 2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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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차트 옆 반도체 웨이퍼 / TokenPost.ai (mono)

미국 기술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약 21배로 낮아졌다.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2022년 11월 당시 수준에 가까워진 수치다.

반면 기술 부문의 선행 이익 추정치는 최근 3개월 동안 약 20% 상승했다. 주가와 이익 전망 사이의 괴리가 커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AI 수요 자체보다 이익 증가가 현재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트루이스트는 기술주 선행 P/E가 2025년 10월 약 32배에서 2026년 9월 약 21배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2026년 7월 자료에서는 선행 P/E가 22배로 낮아졌고 밸류에이션 조정 폭은 약 30%로 제시됐다.

이번 하락은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동안 기업 이익 전망이 높아지면서 배수가 낮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P/E는 미래 이익 추정치를 분모로 삼기 때문에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낮아진 배수가 저평가를 뜻하지 않을 수 있다.

반도체 업종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블랙록은 2026년 8월 24일 기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선행 P/E가 약 20배로, 2024년 6월 고점인 약 30배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SOX의 선행 P/E는 5년 평균인 약 22배도 소폭 밑돌았다. 블랙록은 반도체 기업의 2026년 이익 전망치가 2023년 초 예상치의 3.4배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선행 P/E는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되는 주당순이익을 기준으로 주가가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익 전망이 바뀌거나 주가가 움직이면 같은 기업과 지수의 배수도 달라질 수 있다.

AI 인프라 수요는 여전히 증가세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세계 9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자본지출이 전년보다 약 90% 늘고, AI 서버 출하량은 약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미디아는 2026년 반도체 매출 전망을 전년 대비 94.1%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선단 공정의 공급 제약은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료는 반도체 밸류에이션 하락과 AI 수요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AI 관련 기업이 저평가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트루이스트는 기술주 밸류에이션 조정을 장기 추세의 변화보다는 '건전한 재설정'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기술기업의 신용스프레드 상승과 AI 자본지출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블랙록도 반도체 밸류에이션이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주요 AI 관련 기업이 이익 증가의 대부분을 만들어내고 있어 단순한 가격 왜곡의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AI 수요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투자 부담을 경계하는 시각이 함께 나온 셈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기술주 조정의 영향을 위험회피 심리를 통해 받을 수 있다. CME그룹은 2025년과 2026년 초 가상자산과 나스닥100의 상관관계가 약 0.35~0.6까지 높아졌으며, 미국 기술주가 하락한 날 가상자산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주 밸류에이션 하락이 비트코인(BTC)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개별 시점의 가격 반응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앞서 본지는 AI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한 ECB의 경고를 전한 바 있다. 이번 자료에서도 핵심 쟁점은 AI 기대가 사라졌는지가 아니라, 이익 전망과 현금흐름이 확대된 자본지출을 얼마나 뒷받침하는지에 맞춰졌다.

향후 기술주의 방향은 이익 추정치가 실제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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