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5세 이상 노동자의 노동시장 참가율이 2024년 8월 38.6%에서 2026년 8월 37.2%로 낮아졌다. 미국 증시 상승으로 은퇴자산이 늘어난 점이 고령층의 은퇴를 앞당긴 요인으로 거론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FRED의 노동시장 참가율 자료는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계절조정 수치를 바탕으로 한다. 해당 기간 55세 이상 노동자의 참가율은 1.4%포인트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경제학자 스티븐 주노와 아디티아 바브는 연구 노트에서 고령 노동자의 노동시장 참가율 하락을 '주식이 이끄는 은퇴 파티'라고 표현했다. 주식시장 강세가 고령층의 은퇴를 앞당긴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은퇴자산의 평가액은 최근 증시 흐름과 함께 늘었다. S&P500은 배당 재투자를 포함해 2023년 26%, 2024년 25%, 2025년 18%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2026년에도 9월 21일 기준 약 16% 상승했다고 CNBC가 전했다.
가계 순자산도 증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2026년 2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이 12조8000억달러(약 1경7741조원) 늘어 195조9000억달러(약 27경1517조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증가 폭으로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다. 연준 금융계정 자료
자산 가격이 오르면 가계가 은퇴 후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커진다.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령층일수록 자산 평가액 변화가 노동시장에 남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토머스 라이언 캐피털이코노믹스 북미 경제학자는 자산이 늘어난 사람들이 조기 은퇴를 선택할 수 있는 '유리한 재정적 위치'에 놓였다고 말했다. 자산 증가가 은퇴 선택의 경제적 부담을 낮췄다는 의미다.
마이클 리드 로열뱅크오브캐나다 미국 경제 부문 책임자는 은퇴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노동시장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여력과 은퇴 결정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다만 은퇴 증가를 주가 상승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베이비붐 세대가 전통적인 은퇴 연령에 진입하는 인구학적 변화가 진행 중이며 정부기관과 기업의 조기퇴직 프로그램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CNBC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미국 근로자를 대상으로 처음 퇴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례는 주가 흐름 외에도 기업의 인력 조정과 퇴직 제도가 고령층의 노동시장 이탈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가 하락하면 은퇴자의 자산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은퇴 초기에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주식자산을 매각할 때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수익률이 나타난 순서가 장기 자산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수익률 순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수익률 순서 위험은 장기 평균 수익률이 같더라도 손실이 은퇴 초기에 집중될 경우 자산이 더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을 뜻한다. 은퇴 시점에 주가가 어느 수준인지와 자산을 언제 인출하는지가 함께 중요해지는 이유다.
라이언은 주가 하락이 발생할 경우 56~57세로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는 일부 은퇴자가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퇴가 늦춰지면 구직자에게 돌아가는 일자리 이동이 줄어 실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AI 관련 투자가 주가를 지지하고 있지만 높은 채권 수익률과 유가, 정책 불확실성, 저소득층의 소비 부담이 2027년 시장 변수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분석
모건스탠리는 AI 투자와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밸류에이션과 투자 지속 가능성을 선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이 은퇴 여력을 높였더라도 시장 하락과 자산 인출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흐름은 증시 상승과 가계 순자산 증가가 일부 고령층의 은퇴 결정과 맞물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주가 상승과 은퇴 증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 인구 고령화와 조기퇴직 제도의 영향은 추가 자료를 통해 구분할 필요가 있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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