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축소된 시장 소통이 단기 금리 변동성과 금융시장 위험 프리미엄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이 낮아지면 장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모건스탠리 투자운용은 7월 20일 자료에서 워시 체제의 새로운 데이터·정책 반응 방식이 시장의 경제지표 해석을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 금리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새 접근법이 장기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을 낮출 경우 장기 금리는 상대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고 봤다.
워시는 5월 22일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취임한 뒤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줄이고 실제 경제지표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접근을 취해왔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와 정책 방향에 관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책 소통이 줄면 시장은 개별 물가·고용 지표에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국채금리와 위험자산 가격이 짧은 시간에 움직이고,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추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9월 16일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75~4%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2% 물가 목표로의 복귀를 앞당기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워시 체제의 첫 FOMC 회의에서 연준 성명은 이전보다 짧아졌고 향후 금리 움직임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도 빠졌다. AP는 이런 변화가 주식·채권 가격의 급격한 움직임과 기업·가계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반응 전체를 연준의 소통 방식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당시 연준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고, 에너지 가격과 중동 정세도 물가 전망의 변수로 거론됐다.
워시의 9월 기자회견 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4.49%까지 올랐고 S&P500 지수는 당일 0.5% 하락했다. 금리와 장기 국채금리는 주식과 가상자산의 할인율 해석에 함께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다.
변동성은 가격이나 금리가 일정 기간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정책 신호가 줄어들면 같은 경제지표를 두고도 시장 참여자들의 해석 차이가 커질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도 금리 결정과 기자회견에 반응했다. 코인데스크는 9월 16일 비트코인(BTC)이 연준 발표 직후 7만6300달러 안팎에서 움직였고, 이후 워시의 매파적 발언이 부각되면서 주식과 함께 흔들렸다고 전했다.
다만 금리 인상 직후 비트코인이 일방적으로 급락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가격에는 금리 결정뿐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 법안과 시장 수급 요인도 함께 작용할 수 있어 하루 움직임만으로 향후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소통 축소에는 장점과 위험이 함께 있다. 정책 결정이 사전 신호보다 실제 지표에 맞춰 이뤄지면 시장의 과도한 선행 베팅을 줄일 수 있지만, 판단 기준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면 위험 프리미엄이 커질 수 있다.
모건스탠리 투자운용은 새 정책 반응 방식이 장기적으로 물가 위험을 낮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제했다. 결국 시장이 확인할 부분은 금리 수준뿐 아니라 물가와 경기 지표에 대한 연준의 판단 기준이 얼마나 일관되게 전달되는지다.
본지는 앞서 워시 의장이 포워드 가이던스 의존을 줄이는 '조용한 연준'을 거론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번 분석도 같은 정책 소통 변화가 단기 금리와 위험 프리미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다룬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미국 단기금리와 장기 국채금리의 움직임이 해외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을 해석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는 특정 자산의 가격 방향이나 투자 판단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연준의 소통 방식에 따른 시장 반응 가능성을 설명한 분석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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