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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 운임 97만달러, 홍해 우회에 원유 운송비 상승

희망봉 우회 항로를 운항하는 원유 운반선 / TokenPost.ai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하루 97만635달러(약 13억5000만원)까지 오르면서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원유 거래의 운송비 부담이 커졌다. 다만 운임 상승만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이나 유가 급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S&P 글로벌은 9월 16일 비스크러버·비친환경선박 VLCC의 글로벌 운임 지수가 하루 97만63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운임은 9월 1일 51만9041달러(약 7억2000만원), 7월 20일 28만3635달러(약 3억9000만원)에서 높아졌다.

운임 상승의 배경에는 선박 자체의 부족뿐 아니라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해상 위험이 있다. S&P 글로벌은 홍해 항로를 피하는 VLCC가 늘면서 운임이 올랐다고 전했다.

선박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 항로를 택하면 항해 거리가 길어진다. 한 척이 한 차례 운항에 묶이는 시간도 늘어나 시장에서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선복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S&P 글로벌은 우회 운항으로 VLCC의 톤마일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톤마일은 운송 물량에 이동 거리를 곱한 지표로, 같은 양의 원유를 더 먼 거리로 옮길수록 선박 수요와 운송비가 함께 커진다.

미국 멕시코만에서 아시아로 원유를 보내는 비용도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발틱 익스체인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집계에서는 9월 15일 미국 멕시코만에서 중국으로 원유 200만 배럴을 운송하는 VLCC 용선 비용이 약 4480만달러(약 621억원)에 이르렀다.

해당 비용은 하루 전 약 3900만달러에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거리 항로의 운임이 오르면 원유 가격 자체와 별개로 수입업체와 정유사의 물류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운송비가 생산지와 소비지의 가격 차이를 웃돌면 일부 화물의 거래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 거래 당사자는 선적 시기를 늦추거나 다른 공급처를 찾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실제로 취소된 원유 선적 규모는 제시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도 공급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AP통신은 공격 이후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중동 원유가 홍해를 통해 이동하는 경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동서 송유관은 걸프 지역 원유를 홍해 연안으로 보내는 경로다. 이 경로의 가동 여부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주변 항로를 어떻게 선택할지, 원유를 어느 방향으로 보낼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운임 상승이 곧바로 글로벌 공급량 감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산 원유의 아시아 운송처럼 높은 운임에도 거래가 유지되는 사례가 있어, 실제 공급 부족 규모와 선적 감소 여부는 운임과 별도로 살펴야 한다.

국내 정유사와 원유 수입업체도 운임 변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비용 전가 폭은 계약 조건, 원유 도입 경로, 선박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운임 수치만으로 국내 유가나 기업 실적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토큰포스트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VLCC 운임이 하루 103만5000달러까지 올랐던 흐름을 보도했다. 이번 97만635달러는 당시 최고 수준보다는 낮지만, 장거리 원유 운송비가 여전히 높은 구간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운임 상승은 선주와 해운업체의 수입을 늘릴 수 있지만, 피격 위험과 운항 중단, 보험료 부담도 함께 키운다. 따라서 운임 상승만으로 해운업체의 이익이 같은 폭으로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는 VLCC 운임이 추가로 오를지와 홍해·중동 주변의 우회 운항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핵심 변수다. 운임 상승이 실제 원유 선적 감소와 재고 축소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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