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스 저장시설 충전율이 9월 중순 56% 수준에 머문 가운데 정부가 시장 인센티브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겨울철 가스 확보를 위해 국가가 직접 매입하기보다 거래업체의 저장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카타리나 라이헤(Katherina Reiche) 독일 경제부 장관은 거래업체의 가스 확보를 늘리기 위해 기존 장기 옵션(Long Term Options·LTO) 입찰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가을 LTO 입찰에 추가할 가스 물량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LTO는 독일 가스시장 운영사 트레이딩 허브 유럽(Trading Hub Europe·THE)이 거래업체와 계약해 향후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제도다. 거래업체는 일정 기간 가스를 확보한 대가로 보상받고, 옵션이 행사되면 약정한 물량을 공급한다.
독일 정부는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처럼 국가가 가스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 대신 시장 참여자에게 보상하는 방식을 택하려 하고 있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직접 매입 규모를 줄이는 대신 거래업체의 경제적 유인을 높이려는 구조다.
독일 정부는 국영 에너지기업 유니퍼(Uniper)와 SEFE에도 저장시설 활용을 확대하도록 합의했다. 독일 경제부는 겨울 대비는 시장과 에너지기업의 과제라고 밝혔다.
다만 독일 경제부는 9월 16일 브리핑에서 SEFE의 추가 주입이 정부의 구매 지시가 아니라 회사의 자체 운영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퍼와 RWE, VNG 등 다른 기업도 저장시설을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저장률은 9월 초 약 53%에서 높아졌다. 가스 인프라스트럭처 유럽(Gas Infrastructure Europe·GIE)에 따르면 독일 저장률은 9월 17일 한국시간 오후 1시 기준 56.02%였다.
53%와 56.02%는 서로 다른 기준일의 수치다. 저장률은 저장시설 용량 대비 충전 비율을 뜻하며 겨울철 전체 가스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하지 않는다.
독일의 법정 저장 목표치는 11월 1일 기준 71%다. 독일 가스수송망사업자협회 FNB Gas는 8월 18일 저장률이 50%에 그쳤으며 하루 최대 1.2TWh를 주입하더라도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FNB Gas는 저장시설로 연결되는 수입·수송 능력은 준비돼 있지만 실제 주입량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저장시설의 물리적 여력보다 가스를 사서 넣을 경제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독일 가스저장업계협회 INES는 저장률을 약 77%까지 높이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저장시설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실제 가스 주입이 경제적으로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구조도 저장 속도를 늦춘 요인으로 꼽힌다. 현물 가격이 장기물보다 높은 '백워데이션'이 나타나면 지금 가스를 사서 저장한 뒤 겨울에 판매할 유인이 약해진다.
INES는 비정상적으로 추운 겨울이 오면 이르면 1월부터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독일 정부는 저장률이 최근 상승했고 시장 참여자들이 주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분석기관 ICIS는 독일 정부가 개입 시점을 놓쳤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저장량 부족분이 난방철 이전에 회복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개입 신호만으로는 물량 확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시장 참여자의 의견도 나왔다.
앞서 독일 저장률이 7월 1일 41%에 그쳤다는 보도에서도 물리적 저장 능력보다 시장 유인이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이번 방안은 저장시설을 직접 확보하는 대신 LTO 보상 조건을 통해 거래업체의 주입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안은 독일 천연가스 시장과 유럽 겨울철 수급 문제에 관한 내용이다. 가상자산이나 반도체 산업과의 직접적인 연결점은 제시되지 않았으며, 독일의 추가 LTO 입찰 물량과 보상 조건은 11월 1일 법정 저장 목표 달성 여부와 함께 확인할 사안으로 남았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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