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뮤직, 1조 원 규모 다운타운 인수 EU 반독점 검토에 제동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의 7억7,500만 달러(약 1조 1,315억 원) 규모의 다운타운 뮤직홀딩스 인수 계획이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규제 당국이 해당 거래에 대해 유럽집행위원회(EC)에 정식 조사 개시를 요청하면서, 이번 인수합병(M&A)이 각국 경쟁 규제당국의 시험대에 오를지 주목된다.

이번 거래는 유니버설뮤직 산하 버진뮤직을 통해 진행되며, 인수 대상인 다운타운은 인디 유통사인 푸가(Fuga)와 CD 베이비(CD Baby)를 포함해 다양한 음악 산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유니버설은 M&A 발표 당시 이번 거래가 2025년 하반기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EU 차원의 경쟁법 검토가 이뤄지면 일정이 장기화될 수 있다.

이번 건에 대해 유럽 인디음반산업협회(IMPALA)와 영국 독립음악협회(AIM)는 직격탄을 우려하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IMPALA는 "UMG의 ‘연쇄 인수’ 전략이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디지털 서비스 및 저작권 관리 전반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가 음악 시장의 다양성과 건강한 경쟁 환경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IMPALA의 헬렌 스미스 회장은 "이번 판단 요청은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시장 집중 전략에 명확한 경고를 보내는 움직임"이라며 다국적 조사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AIM의 지 데이비 대표 역시 "UMG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은 더 이상 국내 문제만이 아니며,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즉각 유사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유니버설뮤직 측은 반대 입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이번 인수를 통해 인디 뮤지션과 창작자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루시안 그레인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음악 시장에서 활약 중인 창작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운타운처럼 인디 생태계를 지원하는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업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이드 뮈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처럼 많은 인디 사업자들이 UMG와 손잡기를 원하는 이유는 UMG가 제공하는 혁신성과 자원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인디 창작자들 역시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논리를 편다.

한편, 2007년 음악 출판사로 설립된 다운타운은 현재 전 세계 20개 이상 도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아티스트 및 레이블 서비스, 유통, 로열티·재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이번 인수 대상에는 다운타운 아티스트 & 레이블 서비스, 커브 로열티, 송트러스트 등도 포함된다.

IMM, CMA 등 각국 규제기관의 행보에 따라 이번 거래는 음악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인디 중심 시장과 메이저 플랫폼 간 균형을 놓고 규제당국의 판단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