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최근 반등은 단순한 위험자산 랠리가 아니라 규제 불확실성 완화와 온체인 기반 성장 기대가 함께 작용한 재평가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따라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금융권이 이해하기 쉬운 수익 창출 구조를 앞세워 별도의 투자 논리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10월 4일(현지시간) 슈왑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투자전문가 매슈 셰필드는 최근 암호화폐 랠리에 대해 "정치적 측면의 위험 제거에서 나온 매우 다른 랠리"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명확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이후 규칙 제출과 예외 조치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이를 일회성 입법 이벤트가 아니라 제도화 과정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셰필드는 암호화폐 시장이 한동안 규제 불확실성이라는 서사에 눌려 있었다고 봤다. 법안 통과 여부에 대한 의심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했지만, 실제로는 규칙 제정 과정과 관련 논의에서 상당한 가치가 이미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명확화 법안이 반드시 한 번의 법안으로 처리돼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당국이 온체인 금융 성장에 우호적으로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거시 환경에 대해서는 금리 부담이 암호화폐에 전혀 무관하지 않지만, 성장세가 이어지는 한 치명적인 제약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여전히 위험자산 성격을 갖고 있어 위험 선호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자본 효율성이 다음 온체인 성장의 핵심 가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월가가 채택하는 주요 활용 사례 중 하나이며, 금리가 높을수록 유휴 자금을 비효율적 절차에 묶어 두지 않는 유인이 커진다는 것이다.
셰필드는 최근 반등을 지난해 대규모 디레버리징 이후의 회복 과정으로도 해석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10일 하루 동안 190억 달러가 손실된 사건이 암호화폐 시장을 약 6개월간 압박했고, 온체인 기초 여건과 거시 흐름이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시장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상승은 그동안 누적된 온체인 모멘텀을 뒤늦게 가격에 반영하는 성격이 있다는 설명이다.
기관 참여 확대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셰필드는 대형 전통 금융기관들이 펀드를 토큰화하고 있으며, 대형 은행의 암호화폐 관련 채용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건스탠리가 암호화폐 혁신센터를 발표한 점을 언급하며 "1~2년 전만 해도 이들 은행은 ETF 매수나 현물 암호화폐 보유조차 허용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지정학적 충격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전망과 위험자산 전반의 반응에 달려 있다고 봤다. 셰필드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으로 기능해 온 측면이 있지만, 신흥 자산으로서 가장 빠른 상승은 위험 선호가 강해질 때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심각한 거시·지정학적 악재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을 끌어내릴 수 있으며, 암호화폐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랠리 지속 여부를 판단할 지표로는 온체인 거래량, 도입 속도, 성장성을 꼽았다. 그는 더 많은 기관이 펀드를 토큰화하고 은행의 암호화폐·토큰화 채용이 실제 상품 출시로 이어지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스테이블코인 거래량과 발행량, 토큰화된 실물자산 거래량이 줄어든다면 다음 채택 물결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비트코인과 구별되는 생산적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셰필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의 대체물로 보면서도, 금고에 넣어 두면 10년 뒤에도 수량은 그대로인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보안과 온체인 배치를 통해 추가 수익을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전통 금융 투자자에게 더 익숙한 투자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의 동생이라는 서사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스테이킹을 통해 추가 이더리움을 창출하는 활동은 기업 입장에서 매출 활동이 될 수 있고, 이런 구조가 상장사가 이더리움을 재무 전략에 편입할 수 있는 다른 사업 모델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손정환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