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강세장이 이미 시작됐지만 과거처럼 10배 급등과 80% 폭락이 반복되는 장세는 아닐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관 자금과 ETF가 시장 구조를 바꾸면서 상승 폭과 변동성 모두 이전 사이클보다 완만해졌다는 분석이다.
10월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매거진 인터뷰에서 기영주 크립토퀀트 창업자는 "지난달과 이번 달의 핵심 차이는 신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라며 비트코인 약세장이 올여름 끝났고 새 사이클의 초기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기영주는 비트코인이 온체인에서 실제로 흡수한 자금을 보여주는 실현총액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간 ETF와 기업 재무 전략을 상대로 매도해 온 초기 대형 보유자들의 매도세가 사실상 멈췄고, 선물 시장의 대형 투자자들도 저점 부근에서 대규모 매수 포지션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9월 말 비트코인이 1년 이동평균선인 8만3000달러 안팎을 회복한 점도 가격 확인 신호로 봤다. 기영주는 "약세장은 올여름 끝났다고 본다"며 "이번 사이클에서는 저점 대비 3~5배 상승을 예상하지, 또 다른 10배 포물선 상승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 성숙도는 상승 폭을 제한하는 동시에 급락 위험도 낮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사이클에서 약 7000억 달러가 유입됐지만 가격 상승은 약 7배에 그쳤다며, 자본 효율성이 매 사이클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처럼 MVRV가 극단적 수익 구간까지 치솟지 않았고 저점에서도 시장 전체가 손실권으로 내려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기영주는 ETF와 기업 매수자가 이번 사이클의 주요 유동성 통로였다고 설명했다. 신규 자금은 암호화폐 거래소보다 전통금융 경로를 통해 들어왔고, 그 반대편에서는 기존 대형 보유자들이 차익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그는 "수십억 달러가 들어왔지만 가격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며 "이는 붕괴가 아니라 손바뀜"이라고 말했다.
ETF 매수자의 평균 매입 단가는 8만 달러 초중반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9월 말 이 구간을 회복하면서 평균 ETF 보유자가 1월 이후 처음으로 다시 수익권에 들어섰고, 이는 기관 투자자 집단에는 강세와 약세를 가르는 기준선이라는 설명이다.
기관 참여가 늘면서 온체인 분석의 초점도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는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지만 기관 투자자는 브로커리지와 수탁 지갑을 거쳐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장기간 이동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영주는 "과거의 단순한 사이클은 끝났다"며 누적 지갑과 수탁 지갑 유입을 보는 것이 시장 수요를 파악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탁 지갑으로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수요가 주로 미국 기관 투자자에 의해 이끌리고 있다고 봤다. 다만 구체적인 매수 주체를 온체인 지갑만으로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미국 기반 수탁 서비스와 코인베이스 인근 지갑 군집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열 신호에 대해서는 가격 수준보다 행동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형 보유자가 상승 전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보내고, 고점 부근에서는 개인 지갑의 거래소 입금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손익 지표와 MVRV가 극단 구간에 접근하는지도 함께 봐야 하지만 이번 사이클의 극단은 과거보다 완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4년 주기론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효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더 이상 순수 투기 자산만은 아니지만, 많은 투자자가 여전히 4년 주기를 보고 2028년 매도를 기다린다면 그 믿음 자체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영주는 채굴 비용 측면에서도 가격 하방을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주요 채굴 기업의 자료를 역산하면 평균 채굴 비용 상단이 7만8000~8만3000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반감기 이후 채굴 비용이 두 배가 되는 구조를 고려하면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더 높은 가격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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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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