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법원이 2300만유로(약 351억원) 규모 가상자산 채굴장비 사건을 검찰에 돌려보냈다. 수사 기록의 번역 절차와 핵심 증인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빌뉴스시 지방법원은 9월 16일 빌헬마스 게르마나스(Vilhelmas Germanas) 등 4명이 연루된 사건을 검찰에 환송하고 하자 보완 기간으로 6개월을 부여했다. 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피고인들의 유죄나 무죄를 판단하지 않았다.
법원은 수사 기록 대부분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자동 번역 도구 ‘eTranslation’으로 번역됐다고 봤다. 리투아니아 형사사건 자료를 해당 도구로 번역할 수 있다는 근거가 현행 규정에 없다는 점이 절차상 문제로 지적됐다.
수사 단계에서 일부 핵심 증인이 조사되지 않은 점도 보완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번역의 적법성을 보완하고 관련 증인들을 다시 조사해야 사건 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리투아니아 검찰은 4월 17일 게르마나스 등 4명을 조직적 그룹 활동과 사기·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외국 기업 소유의 전문 채굴장비를 부정하게 취득해 해외로 운송하고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장 난 장비를 반환하는 것처럼 꾸며 70만유로가 넘는 운송비를 추가로 받아냈다는 혐의도 제기했다. 리투아니아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장비 규모가 2300만유로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약 5400대의 채굴장비가 리투아니아로 운송됐지만 실제 가동된 물량은 일부에 그쳤다. 리투아니아에서 발견된 장비는 216대였으며, 검찰은 장비 일부가 고장 난 것처럼 꾸며진 뒤 반환을 가장했다고 주장했다.
게르마나스에게는 위조된 외국 신분증을 보유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며 사건의 본질이 중국 기업과 리투아니아 기업 사이의 상사 분쟁이고, 이미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빌헬마스 게르마나스(Vilhelmas Germanas)는 4월 언론에 “법정에서 권리를 지키고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300만유로 상당의 장비를 편취할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채굴장비 사건은 중국 제조업체 Bitmain과 관련된 사업 분쟁과도 연결돼 있다. 다만 Bitmain의 장비 소유권과 운송·대금 지급 문제가 형사사건에서 어떻게 인정될지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다.
이번 사건은 핀테크 기업 Foxpay를 둘러싼 별도 자금세탁·뇌물수수 수사에서 분리됐다. 리투아니아 검찰은 채굴장비 사건을 2025년 12월 3일 기존 수사에서 분리했다고 밝혔다.
기존 Foxpay 관련 수사에서는 2023~2024년 최소 1700만유로가 불법 자금으로 세탁됐을 가능성과 10만유로 규모의 뇌물 정황이 조사됐다. 이 수사는 채굴장비 사건과 별도로 진행돼 왔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게르마나스에 대한 자금세탁·뇌물수수 의혹이 증거 부족으로 종결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리투아니아 검찰의 공개 자료에서는 해당 종결 결정문을 확인할 수 없어, 공식 확정 사실이 아닌 보도로 구분해야 한다.
빌뉴스시 지방법원의 결정 관련 보도는 법원이 사건 자료 대부분의 자동 번역과 핵심 증인 미조사를 문제로 봤다고 전했다. 게르마나스 측 반론과 채굴장비 사건의 세부 혐의는 별도 보도로 소개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가상자산 가격이나 채굴업계 실적보다 채굴장비 거래의 실체, 자금세탁방지 통제, 외국어 수사 기록의 번역 절차다. 반도체 산업과의 직접적인 연결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법원의 환송은 피고인 4명의 무죄 확정이나 사건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검찰은 6개월 안에 번역과 증인 조사 문제를 보완한 뒤 사건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 이후 법원이 보완된 수사 기록과 증거를 바탕으로 혐의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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