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에 보관된 이더리움(ETH) 비중이 전체 공급량의 3.49%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가격 조정 국면에서도 이더리움 네트워크 활동은 큰 폭으로 줄지 않았다.
산티멘트(Santiment)는 6월 1일 이후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1.16%가 추적 대상 거래소에서 빠져나갔다고 집계했다. 거래소 잔고 감소는 즉시 매매할 수 있는 물량이 줄었다는 뜻이다.
다만 거래소 공급량이 줄었다고 해서 가격 상승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 밖으로 이동한 이더리움이 장기 보유, 스테이킹, 탈중앙화금융(DeFi) 등 여러 용도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이더리움의 약 35%는 스테이킹된 것으로 추정됐다. DeFi에 예치된 자산 규모는 약 530억달러(약 72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스테이킹은 이더리움을 네트워크 운영에 맡기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DeFi는 중앙화된 금융기관 대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에서 대출·예치 등 금융 기능을 이용하는 구조를 뜻한다.
장기 보유자와 대규모 재무 보유자가 거래소 밖에 이더리움을 보관하는 흐름도 거래소 공급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 비트마인($BMNR)은 이달 초 500만개가 넘는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했다고 밝혔다.
이번 집계는 거래소 밖 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네트워크 사용 지표를 함께 보여준다.
거래소 공급량은 시장에서 곧바로 매매할 수 있는 물량과 관련된 지표다. 수요가 늘어날 때 거래소에 남은 물량이 적으면 매수·매도 주문이 체결되는 방식과 가격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
가격 흐름은 네트워크 활동과 엇갈렸다. 이더리움은 최근 한 달 동안 약 1900달러(약 260만원)에서 2800달러(약 383만원)까지 올랐다가 2660달러(약 364만원) 안팎으로 밀렸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데이터에서는 이더리움 가스 사용량이 2171억 단위로 0.26% 증가했다. 가스 사용량은 거래와 스마트계약 실행 과정에서 네트워크가 처리한 작업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우선순위 수수료는 약 46만4000달러(약 6억3500만원)로 하루 동안 26.74% 늘었다. 우선순위 수수료는 거래를 블록에 더 빨리 포함시키기 위해 사용자가 추가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우선순위 수수료가 늘었다는 것은 이용자들이 블록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는 의미다. 가격이 조정받는 동안에도 네트워크 이용 수요가 유지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블록 수는 약 7147개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수수료 상승이 블록 생산량 증가보다 기존 블록에 대한 거래 수요와 수수료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 가능한 대목이다.
거래소 공급량 감소와 네트워크 활동 증가는 서로 다른 지표다. 전자는 즉시 거래 가능한 물량의 위치를, 후자는 블록 공간에 대한 이용 수요를 보여주므로 두 수치만으로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자료는 이더리움 보유 자산이 거래소에서 스테이킹과 DeFi 등 온체인 영역으로 옮겨가는 흐름과, 가격 조정 속에서도 네트워크 수요가 유지되는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다만 공급량·네트워크 사용량·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없어 각 지표를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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