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 연간 거래 규모가 2035년 10조달러(약 1경376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포츠 경기 결과를 거래하던 시장에서 가상자산과 주식, 상품 등 금융자산 관련 계약이 빠르게 늘어나면서다.
번스타인은 22일 고객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예측시장 거래 규모가 지난해 약 500억달러(약 68조8000억원)에서 2026년 4100억달러(약 564조원), 2035년 10조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약 70%로 제시했다.
번스타인 분석팀은 2026년 8월까지 누적 거래 규모가 약 3000억달러(약 412조8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했다. 올해 연간 거래 규모는 4100억달러로 추산했다.
시장 구성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자산 관련 계약 비중은 2025년 12%에서 2035년 49%로 높아지고, 스포츠 계약 비중은 같은 기간 61%에서 38%로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자산 계약에는 가상자산과 주식, 상품 관련 계약이 포함된다. 금융자산 계약이 스포츠를 넘어 예측시장에서 가장 큰 거래 분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번스타인은 기업 주가 자체가 아니라 생산량, 인도량, 가입자 증가율처럼 기업의 단일 핵심성과지표(KPI) 결과를 거래하는 상품도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사건의 결과에 연동된 계약에서 기업 활동의 개별 지표를 거래하는 방식으로 상품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만기의 금융자산 계약은 이미 등장했다. 비트코인(BTC)의 15분 단위 가격 결과를 거래하는 상품이 칼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가상자산과 상품시장에서는 만기가 짧은 계약이 거래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칼시의 거래 구성에서도 디지털자산 비중이 커졌다. 전체 거래량에서 디지털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월 5% 미만에서 8월 약 20%로 상승했다.
상품 관련 거래량은 지난해 200만달러 미만에서 올해 들어 약 5억9000만달러(약 8,116억원)로 늘었다. 이 가운데 약 4억1000만달러(약 5,640억원)가 8월 한 달에 집중됐다.
칼시의 전체 예측시장 점유율은 2025년 약 35%에서 2026년 8월까지 약 6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칼시가 예측시장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폴리마켓(Polymarket)은 다른 거래 구성을 보였다. 올해 글로벌 거래량에서 스포츠 계약 비중은 약 52%, 정치 계약은 22%, 디지털자산 계약은 약 21%였다. 스포츠 계약 비중은 2025년 39%에서 높아졌고, 정치 계약 비중은 32%에서 낮아졌다.
번스타인은 금융자산 계약이 접근할 수 있는 잠재 시장 규모도 추산했다. 금융자산 계약의 기초시장 규모는 2025년 약 700조달러에서 2035년 900조달러(약 123경8400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번스타인의 모델은 예측시장이 2035년 이 기초시장의 0.5%를 확보한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금융자산 관련 예측시장 거래량만 연간 약 4조7000억달러(약 6467조원)에 이를 수 있다.
다만 미국 스포츠 예측시장의 규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번스타인은 연방 파생상품 감독 권한과 주정부의 도박 규제 권한을 둘러싼 법원 판단이 엇갈리고 있어 최종적인 규제 정리가 2027~2028년 이전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칼시는 스포츠 이벤트 계약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감독하는 금융계약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일부 주정부와 지방정부는 스포츠 경기 결과에 돈을 거는 상품이라면 주 도박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여러 주에서 칼시와 폴리마켓의 스포츠 계약을 둘러싼 규제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예측시장의 거래 규모가 금융자산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스포츠 베팅과 금융계약 사이의 법적 경계를 어디에 둘지가 규제 정리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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