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시가총액이 이전 상승 주기 고점 수준에 머문 가운데 글로벌 재정 상황은 악화하면서 가격과 공정가치 사이의 격차가 커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빌 밀러 4세는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에 대해 “지금처럼 낙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빌 밀러 4세(Bill Miller IV) 밀러 밸류 파트너스 회장 겸 CEO는 18일 비트코인 매거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을 단순히 가치를 평가해야 하는 자산이 아니라 자본을 측정하는 ‘분모’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매거진 인터뷰에도 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밀러는 미국 재정적자 규모가 비트코인 전체 시가총액과 맞먹는다는 점을 공정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이전 주기 고점 부근이지만 각국의 재정 부담과 자본 관리 체계는 당시보다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그가 말한 ‘자본의 분모’는 주식이나 채권처럼 미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가치를 산출하는 대상과 다른 개념이다. 자본이 어디에 배분되고 어떤 단위로 평가되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에 비트코인을 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밀러는 비트코인을 국가의 강제력에 의존하지 않는 자본의 기준으로 설명했다.
금이 비트코인보다 높은 성과를 낸 현상에 대해서는 ‘서사 지연’이라고 평가했다. 금에는 인플레이션과 재정 불안에 대응하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형성됐지만, 비트코인의 역할에 대한 시장의 이해는 뒤늦게 따라오고 있다는 의미다. 밀러 밸류 파트너스는 올해 4월 공개한 관련 분석에서도 재정적자와 법정화폐 환경을 비트코인의 장기 투자 논거로 제시했다.
인터뷰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거래에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AI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투자수익률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경우 자금이 다른 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밀러는 일본과 미국 국채 시장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유동성 이동도 함께 거론했다.
금리와 물가에 대해서는 연방준비제도의 25bp 금리 인상,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 이민과 법치가 자본 이동 과정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미국 기업이 부채 증가 속도를 넘어설 수 있는지, 펀드가 여전히 비트코인을 편입하기 어려운 이유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밀러의 주장은 비트코인의 단기 가격을 제시한 전망이 아니라 재정과 통화 체계에 대한 장기적인 평가에 가깝다. 앞서 밀러가 CNBC 방송에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해당 발언이 실제 가격이나 거래량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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