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 중앙은행들과 금융당국들이 가상화폐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IMF 특별인출권(SDR)에 가상화폐를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IMF 연차총회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과 금융당국들이 디지털 가상화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금융 기술들이 금융서비스와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당국들은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위험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사기' 라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의 말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라가르드 총재는 "가상화폐 기술이 가지고 있는 넓은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단순히 투기나 사기로만 분류해서는 안된다"며 "가상화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제3의 세계화폐 역할을 하고 있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에 가상화폐와 유사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별인출권은 국제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IMF의 기본 자산인 금과 달러를 보완하는 준비자산이다.
그는 "가상화폐 기술을 이용해 특별인출권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IMF가 핀테크 산업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핀테크는 국경을 넘나드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IMF가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핀테크를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자금 이동 등의 비용을 낮춰 금융서비스 산업의 붕괴를 초래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런던에서 개최된 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한 라가르드 총재는 금융업계 인사들과 만나 가상화폐 기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제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현재 가상화폐 기술의 불안정한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