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라가르드 총재 “중앙은행, 암호화폐 발행 고려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전 세계 중앙은행에게 암호화폐 발행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14일(현지시간) CCN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열린 핀테크 회의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빠르게 성장 중인 핀테크 산업을 언급하며 “금융환경과 기술변화에 발맞춰 암호화폐를 수용하되, 중앙통제 체계를 완비해 신뢰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총재는 "각국 정부는 핀테크 산업이 사기꾼들과 자금세탁자들의 피난처가 되지 않도록 자체 암호화폐 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현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돈’의 본질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경제에 ‘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암호화폐는 지폐를 대체하는 저렴하고 효율적인 수단이자 금융 접근성, 안전성, 결제의 프라이버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재는 "장점은 분명하다. 결제는 실시간으로 안전하고 저렴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처리된다. 물론 이를 위해 중앙은행들은 확실한 결제 인프라를 설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앙은행이 나서면 현재 민간에서 발행하고 관리하는 암호화폐와 달리 위험성 없이 개발도상국과 빈곤층에게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의 주장대로 국가 발행 화폐를 디지털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의 디지털 루블, 스위스의 e프랑, 스웨덴의 e크라운, 노르웨이의 e크로나 등 중앙정부가 지배력과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암호화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분명히 경고하며, 이를 제어하기 위한 규제당국의 보안책 및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재는 "암호화폐가 기술에 대한 신뢰를 토대로 한다는 점에 대해 나는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적절한 규제가 신뢰를 떠받치는 기둥이 될 것"이라 전했다.

권승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