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준비은행이 루피 기반 중앙은행 암호화폐(CBDC)의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3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인도 준비은행이 루피 기반 CBDC의 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해 정부기관 간 협력 그룹을 형성했다.
해당 그룹의 활동내역은 준비은행의 '2017~2018 연례 보고서'에 상세히 기록될 예정이다.
인도 준비은행이 CBDC 발행을 고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법정화폐 발행에 드는 비용 때문이다. 이코노믹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기준 종이 화폐 발행에 약 63억 루피가 소모됐다.
인도 준비은행의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법정화폐 관리 비용은 중앙은행들이 디지털로 구성된 법정화폐를 선택하는 옵션을 고려하게 만들었다"고 서술했다.
CBDC 발행의 또다른 요소로는 '결제 시스템 산업의 빠른 트렌드 변화'와 '프라이빗 디지털 토큰량의 증가'로 밝혀졌다.
인도 준비은행은 분산원장기술을 결제 시스템, 어음 교환, 정산처리 시스템에 활용하는 데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구축한 경제 생태계가 기존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재정 정책에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 준비은행은 면밀한 거래 감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P2P 방식이며 이는 현금 사용량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다크풀(익명 거래시장)로 변한다면 이는 자금세탁, 금융테러, 탈세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인도는 암호화폐 산업에 관해 긴 갈등과정을 겪어왔다.
지난 4월, 은행과 암호화폐 산업계 간 숨막히는 기싸움을 시작으로 준비은행은 '암호화폐 서비스 금지'를 발표했으며, 인도에서 암호화폐 거래는 마치 암묵적 금기처럼 취급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주 인도 준비은행의 암호화폐 전담팀 개설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CBDC의 가능성을 연구하는 협력 그룹이 형성된 것이다.
전 세계적 화폐 트렌드를 의식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여온 인도 준비은행인 만큼, 향후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승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