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암호화폐 수탁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기존 규제안을 재검토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하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임시 위원장 마크 우예다(Mark Uyeda)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5 투자운용 콘퍼런스(Investment Management Conference)에서 “기존 수탁 규제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해당 안건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SEC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이 규제안은 2023년 2월,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이 주도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안된 것으로, 등록된 투자자문사들이 암호화폐를 반드시 은행이나 브로커딜러와 같은 ‘적격 수탁기관(qualified custodian)’에 보관하고, 해당 기관도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쳐 수탁기관의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우예다는 “많은 의견 제출자들이 해당 규제가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지적했다”며, “원안대로 진행하기에는 상당한 도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EC는 암호화폐 태스크포스와 협력해 적절한 대안 모색에 나설 계획이다.
해당 규제안은 제안 당시부터 공화당 의원들과 은행·금융 업계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은행협회(ABA)를 포함한 주요 금융협회들은 이 제안이 “산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예다 위원장의 이 같은 조치는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 규제안 재검토 지시로, 앞서 그는 탈중앙화 프로젝트까지 포함할 수 있는 '거래소 정의 확대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명령했다.
이처럼 연이어 규제를 되돌리는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SEC의 정책 방향 전환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임 겐슬러 체제에서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하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최근 SEC는 몇 주 사이에 ▲암호화폐 회계 가이드라인 철회 ▲대형 거래소 및 프로젝트 대상 제재 중단 ▲암호화폐 태스크포스 출범 ▲밈코인 관련 공식 입장 발표 등 완화적 태도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다.
SEC는 이번 주 금요일, 암호화폐의 증권성 정의를 논의하기 위한 첫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