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 강화 움직임 속에서 Nym이 완전한 탈중앙화 가상사설망(VPN) 서비스인 NymVPN을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정부, 기업, 인공지능(AI)의 감시로부터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NymVPN은 Nym 프로토콜의 ‘믹스넷(mixnet)’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메타데이터를 숨기는 방식으로 탈중앙화 보안을 강화했다. 믹스넷은 암호화된 데이터를 여러 서버를 거쳐 전달하면서 가짜 데이터를 추가해 감시를 무력화하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중앙화된 VPN이 특정 업체를 신뢰해야 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다 철저한 익명성을 제공할 수 있다.
Nym의 공동 창립자인 해리 핼핀(Harry Halpin)은 "일반적인 VPN 서비스에서는 고객의 IP 주소, 결제 정보, 방문하는 웹사이트 등 모든 활동이 기록될 위험이 있지만, NymVPN은 이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 기술에 대한 규제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탈중앙화 VPN 출시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믹서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개발자인 알렉세이 페르체프(Alexey Pertsev)가 자금 세탁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은 개인정보 보호 기술 개발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핼핀은 “VPN 기술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합법적이며, 데이터 전송 중계 역할을 할 뿐이므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암호화 기술 규제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애플의 엔드투엔드 암호화된 아이클라우드 백업 서비스에 백도어 설치를 요구했고, 미국 연방수사국(FBI) 역시 “합법적인 요청 시 데이터 복호화가 가능한 형태의 암호화”를 주장하고 있다.
핼핀은 “NymVPN은 완전히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개발팀이 해체되더라도 계속 운영될 수 있다”며 검열 저항성을 거듭 강조했다. 체제 감시를 우려하는 언론인 및 활동가들이 주요 이용자가 될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지난 2024년 NymVPN은 우크라이나에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인도적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Doctors Without Borders)의 행사에서도 시연됐다.
서비스의 특성상 특정 사용자 데이터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NymVPN의 강점이다. 전 미국 군사정보 분석가 첼시 매닝(Chelsea Manning)은 “완전한 탈중앙화 환경에서는 누구도 악용을 방지할 수 없지만, 이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기술 제공자의 몫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VPN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NymVPN의 등장은 온라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의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