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계좌 발급받지 못한 암호화폐 거래소 결국 거래 중단…중소 거래소 진퇴양난

가상계좌 신규 발급에 대한 은행의 유보적인 입장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가상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거래 중단에 들어갔다.

6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피아는 지난달 말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예고한 대로 6일 0시부터 거래를 중단했다. 당시 코인피아는 원화와 암호화폐간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이날부터 모든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인피아 관계자는 "중단 기간은 앞으로 은행과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로써 (가상계좌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은행들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실명확인 계좌의 신규 발급을 막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은행들은 거래소 4곳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에는 신규 발급을 꺼리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가 지난달 30일 시행된 후 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암호화폐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불과하다.

코인피아를 비롯해 코인플러그, 이야랩스는 가상계좌를 사용하다가 은행과 재계약이 안 된 상황이다. 나머지 거래소는 가상계좌 사용이 중지돼 원화 입금이 안 되거나 법인계좌를 이용해 원화 입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법인계좌를 이용한 원화 입금도 금융당국이 법인계좌 사용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자금세탁 등 관련 규정 준수와 관련해 거래소 법인계좌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29일 코미드의 법인계좌 일부가 보이스피싱에 연루돼 코미드 법인명 계좌 5개가 출금정지된 바 있다. 코미드는 계좌 잔고 중 보이스피싱 피해금인 1억2600만원에 대한 공탁을 진행하고, 나머지 잔고에 대해서는 지급정지를 풀어달라고 은행에 요청한 상태다.

한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대거 참여하고 있는 한국블록체인협회는 협회가 마련한 자율규제안에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포함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거래소가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수행할 테니 은행이 이런 거래소에는 가상계좌를 내달라는 입장이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