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52주 신저가 종목이 신기록 경신 종목보다 17일 연속 많았다. 지수 상승과 개별 종목의 참여 폭이 엇갈리는 흐름이다.
크레스캣 캐피털은 22일 공개한 리서치 레터에서 주가지수와 시장 내부 지표, 신용시장 흐름 사이에 괴리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크레스캣은 이를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는 종목의 폭이 좁아진 신호로 해석했다.
뉴욕증시의 표면적인 흐름은 강했다. AP통신은 S&P500이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0.4%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나스닥종합지수는 자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시장 폭은 지수 상승에 참여하는 종목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오른 종목 수와 내린 종목 수의 차이를 누적한 상승·하락선도 시장 내부의 참여도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크레스캣은 일부 대형주가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나스닥에서 52주 신저가 종목이 신기록 경신 종목보다 17일 연속 많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신용시장에서도 비슷한 괴리가 나타났다는 것이 크레스캣의 설명이다. S&P500이 최근 6개월 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미국 트리플C(CCC) 등급 회사채와 트리플B(BBB) 등급 회사채 간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크레스캣은 2000년 닷컴 버블 정점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침체, 2022년 약세장 초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사례와 현재 시장의 결과가 같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상승·하락선과 S&P500의 관계도 약해졌다. 크레스캣은 2026년 들어 S&P500과 상승·하락선의 50일 이동 상관관계가 크게 약화됐고 음수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종목의 비율도 지난 한 달 동안 하락했다. TradingTwoHundred는 23일 해당 비율을 49%로 집계했지만, 이 수치의 집계 방식과 크레스캣 자료의 기준이 같은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동성 지표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Cboe는 8월 지수 보고서에서 8월 VIX가 14.92로 하락했고 한 달 동안 14.25~16.50 범위에서 움직였다고 밝혔다.
VIX는 S&P5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크레스캣은 낮은 S&P500 내재변동성을 근거로 풋옵션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포트폴리오 보험으로 평가했지만, 옵션은 만기 때 가치가 없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스캣이 제시한 '완벽한 헤지'는 금과 귀금속·핵심금속 탐사 기업, S&P500 풋옵션을 조합한 자체 전략이다. 크레스캣은 초기 단계 광산 탐사 기업이 높은 변동성과 운영 위험을 동반한다고 명시했고, 해당 내용이 투자 권유가 아니라는 면책 조항도 게재했다.
금이 주식시장 위험을 항상 상쇄하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는 23일 오전 2시40분(한국시간) 현물 금이 온스당 4336.21달러(약 581만원)였고, 미국 금 선물은 4376.40달러(약 587만원)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과 달러 강세가 금값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시장 내부 불균형은 미국 증시의 실적 랠리에도 경고음이 나왔다는 본지 보도에서도 다뤄졌다. 당시에도 실적 개선 범위와 금리, 재정 여건 등이 시장 흐름을 좌우할 요인으로 제시됐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 증시를 볼 때도 지수 등락만으로 시장 전체의 흐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대형주 중심의 상승이 이어지는지, 신용 스프레드와 상승·하락선, 200일 이동평균선 상회 종목 비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하린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