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벙커, 천연잔디보다 친환경…웨일스 정부 보고서 '순환경제 혁신' 주목

웨일스 정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에코벙커(EcoBunker)의 합성 리벳팅 방식이 천연 잔디를 이용한 벙커보다 환경에 훨씬 적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골프장 설계 및 유지 과정에서 자주 간과되는 자원 소비 문제와 폐기물 관리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결과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코벙커는 순환경제 원칙에 따라 100% 재활용 인조잔디를 활용함으로써 천연 잔디 생산에 필요한 물, 비료, 농약, 에너지 등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특히 일반적인 에코벙커 설치 한 건당 평균 2톤 상당의 인조잔디 폐기물이 매립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어 폐기물 감축에 크게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유지 관리 비용과 자원 소모 또한 최소화되어, 비료나 제초제, 병해방제제를 쓰지 않아도 되며 추가적인 탄소배출도 발생하지 않는다.

리처드 앨런(Richard Allen) 에코벙커 창립자는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합성 재료가 어떻게 친환경적일 수 있느냐’는 것인데, 이 보고서가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고, 유지 관리 없이도 장기 사용이 가능해 탄소배출을 대폭 줄인다”고 말했다.

천연 잔디 재배의 환경적 영향도 자세히 언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잔디를 1헥타르 생산할 때 질소 89kg, 인 12kg, 칼륨 40kg, 석회 92kg이 투입되는데, 이들 농약 및 비료는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며 수질 악화 및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 또 지속적인 경작은 토양의 유기물과 미생물층을 파괴해 궁극적으로 토지를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비춰볼 때, 에코벙커의 합성 리벳팅은 영국 골프 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와도 부합한다. 웨일스골프(Golf Wales), 잉글랜드골프(England Golf), 지속가능한 골프를 위한 GEO재단 등 주요 기관들도 폐기물 감소와 화학물질 사용 최소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합성 리벳팅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천연 잔디의 역할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앨런은 “전체 잔디 산업에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조경 문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두꺼운 절단층을 갖는 리벳팅 잔디의 경우, 햇빛과 영양분 공급이 어렵고 평균 5년마다 재설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제성과 지속가능성 면에서 에코벙커에 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에코벙커는 최소 20년간 반복 설치 없이 기후 변화와 침식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벨기에의 로열 오스텐트 골프클럽(Royal Ostend Golf Club)은 최근 해안 환경 보호 기준이 엄격한 조건 아래에서 에코벙커를 도입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천연 리벳팅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지속가능한 솔루션으로 평가받아 자연 보호와 시설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