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게임기업 유비소프트(UBI)가 새로운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중국 빅테크 텐센트(0700)로부터 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어쌔신 크리드', '파 크라이',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 등 핵심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새로운 조직으로, 글로벌 고정 팬덤을 보유한 핵심 프랜차이즈의 장기 성장 전략 구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사 측은 3월 27일(현지시간) 텐센트가 유비소프트의 신규 자회사에 11억 6,000만 유로(약 1조 8,000억 원)를 투자해 약 25%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텐센트는 종속기업이 아닌 단순 소유권 투자자로 참여하며, 유비소프트는 여전히 신설 자회사에 대한 경영권과 의결권을 전적으로 유지한다.
이번 거래로 새롭게 꾸려진 자회사는 단일 게임 중심의 출시 전략을 넘어, IP별 *멀티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고, 나아가 콘텐츠 배포 주기를 단축하며, 무료 플레이와 강화된 소셜 기능 등을 포함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향이다. 유비소프트는 해당 법인을 통해 매출, 운영 구조, 창작 역량 등 전반적인 체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딜이 그룹의 전환 가속을 위한 자본적 기반을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라고 강조했다. 투자 후 유비소프트 자산에 대한 사전 가치평가는 약 40억 유로(약 5조 7,600억 원)로 책정되었으며, 최근 3개년(2023~2025년) 평균 매출 대비 4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적용됐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유비소프트 이사회는 전략적 대안 검토 과정에서 복수의 투자 제안을 두고 비교 분석한 결과, 텐센트 조건이 회사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최적의 가치를 제공한다고 판단, 전원 찬성으로 계약안을 승인했다. 평가의 객관성을 위해 독립 기관인 피넥시(Finexsi)가 공정성 의견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거래 조건상 텐센트는 향후 5년간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없으며, 유비소프트 또한 최소 2년간 과반 지분을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양측은 향후 지분 매각이나 인수합병 시 상호 우선 매수청구권, 우선 협상권, 동반 매각권, 동반 매수권 등에 대한 세부 권리를 사전에 설정해둔 상태다.
신설 법인은 프랑스 본사를 기반으로 캐나다 몬트리올, 셔브룩, 바르셀로나, 소피아 등의 주요 개발 스튜디오가 포함된다. 이 자회사에는 기존 관련 프랜차이즈 타이틀뿐 아니라 향후 신작 IP도 편입되며, 해당 브랜드에 관한 독점적·영구적인 전 세계 퍼블리싱 및 지식재산권 사용권이 부여된다.
이브 기예모(Yves Guillemot) 유비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은 유비소프트 운영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새 조직은 창의력을 극대화하고 민첩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바탕으로 고성장 브랜드는 물론 신규 IP 발굴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틴 라우(Martin Lau) 텐센트 사장 역시 “이번 투자는 유비소프트의 창의적 비전과 인재를 향한 굳건한 신뢰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쌔신 크리드 등 프랜차이즈가 장기적으로 확장 가능한 게임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략적 재편은 유비소프트가 기존 '고스트 리콘', '더 디비전' 등 대표 IP 중심 구조를 넘어서, 차세대 기술과 AI를 활용한 신규 게임 경험 제공에 집중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거래 마무리는 규제 승인과 관련 절차가 완료되는 올해 말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