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일부 상품의 공급을 앞서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 상품의 가격 상승이 다른 제품 비용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9월 29일 뉴욕연은이 공개한 버펄로 연설에서 “가용 공급과 급증하는 수요의 경쟁에서 수요가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물가를 낮출 수 있지만, 효과가 나타날 시점과 물가 압력이 확산할 범위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투자가 경제 활동과 기업 투자를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의 상당 부분이 수입품으로 충당돼 투자 확대가 곧바로 국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최근 몇 년간 2%를 조금 웃돌았다. 1990년대 후반 생산성 호황기의 연평균 3%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AI가 생산성 흐름을 개선할 수 있지만, 효과가 온전히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 압력에는 AI 외 요인도 겹쳐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1년 반 동안 물가가 약 1%포인트 오른 배경으로 수입품 관세, 중동 등 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AI 투자 관련 수요를 들었다.
관세가 상품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효과는 현재 나타나지 않지만, 새 관세가 부과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투자와 분쟁의 영향이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번졌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도 말했다.
다만 특정 상품의 가격 상승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 확산하면 물가 안정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은 공급 부족 자체를 금리로 해소할 수 없지만, 공급 충격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은 통화정책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윌리엄스 총재의 설명이다.
이번 연설은 새 금리 조치 발표가 아니라 물가와 공급 여건에 대한 평가다. 앞서 연준 인사들이 물가와 경제 지표에 따라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전한 바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물가 전망과 에너지 가격, AI 관련 상품의 수급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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