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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가격 1월 대비 25% 상승…흑해 수출 차질 겹쳐

흑해 항만에서 선적 대기 중인 곡물 운반선 / TokenPost.ai

밀 가격이 2026년 1월보다 약 25% 상승하며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흑해를 통한 곡물 운송 차질에 북반구 가뭄과 생산량 감소 전망이 겹친 영향이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2026년 밀 가격이 1월 수준보다 거의 25%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25/26년 세계 밀 교역의 약 32%를 차지하는 만큼, 흑해 항만과 선박 운항 차질이 국제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7월 말 흑해 전체 선적량은 전년 동기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과 철도·육상 운송으로 일부 물량을 우회할 수 있지만, 해상 운송보다 비용이 높고 처리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흑해 운송 차질은 수확기와 겹쳤다. 우크라이나 농업장관은 8월 첫 12일 동안 곡물 수출량이 59만t에 그쳐 필요한 수준의 약 30%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오데사 항만은 통상 우크라이나 수출 물량의 약 90%를 처리한다. EFE는 7월 한 달 동안 오데사 항만 공격 67건과 선박 공격 57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가격 상승은 전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캐나다·유럽의 가뭄과 생산량 감소 전망이 흑해 운송 차질과 동시에 나타나면서 주요 수출국의 공급 여건이 함께 악화됐다.

미국 농무부(USDA)는 7월 자료에서 미국 겨울밀 생산량이 전년보다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생산량 감소 전망은 흑해산 공급 부족을 보완할 대체 물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6년 8월 국제 밀 가격이 전월보다 2.6%, 전년 동월보다 15.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FAO는 흑해 수출 물류 차질과 유럽의 생산 전망 하향, 미국 달러 약세를 주요 상승 요인으로 제시했다.

같은 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3으로 전월보다 1.9%, 전년 동월보다 2.5% 올랐다. 밀 가격 상승률이 전체 식품가격지수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두 지수는 집계 대상과 산출 방식이 다르다.

다만 현재 상황을 2022년 전쟁 초기의 식량 위기와 같은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FAO는 2026/27년 세계 곡물 재고·사용률이 31.6%로 역사적 기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IFPRI 역시 최근 밀 가격이 상승했지만 2022년 초 고점에 접근한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재고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다면 공급 차질이 곧바로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체 공급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S&P 글로벌은 동남아시아와 방글라데시 구매자들이 흑해산 물량 대신 호주산 밀을 찾으면서 호주산과 캐나다산 밀 가격이 2023년 이후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고 분석했다.

대체 물량으로의 전환은 공급 공백을 일부 줄일 수 있지만, 운송 거리와 보험료·운송비 상승으로 가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흑해 항만 공격이 장기화되면 물리적인 수출량뿐 아니라 국제 곡물 거래의 조달 비용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앞서 흑해 항만 공격 이후 노보로시스크 곡물터미널 운영이 중단된 사례는 항만 단위의 차질이 곡물 공급망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개별 항만의 운영 중단이 세계 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 공급과 재고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국내 식품물가에 미칠 영향은 수입선과 재고, 환율, 제분업체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흑해 항만의 운항 정상화 여부와 가뭄에 따른 주요 수출국 생산량 변화가 향후 밀 가격의 핵심 변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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