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높아졌다. 가상자산 시장은 금리 인상 직후 큰 충격보다 제한적인 등락을 보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조정했다.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였다. 이번 결정은 연방준비제도가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사례다. 연준 공식 성명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번 조치가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고 너무 오래 지속됐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강화되고 있고 금융 여건도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금리 인상 배경으로 제시됐다. 워시 의장 기자회견록에서 워시는 실업률이 약 4.1% 수준이며 고용 증가가 노동력 증가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 경제전망에서는 정책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올해 추가 0.25%포인트 인상이 한 차례 이상 필요할 것으로 봤다. 연말 기준금리 중간 전망치는 4.1%였다. 다만 워시는 향후 결정을 미리 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준 경제전망표에 제시된 전망은 정책위원들의 예상치이며 확정된 금리 경로는 아니다.
금리 인상은 연준이 모기지나 신용카드 금리를 직접 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금융시장 금리가 영향을 받고, 이 변화가 대출상품 금리로 확산되는 구조다.
NPR은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후불결제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와 투자를 둔화시켜 물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상품별 만기와 시장금리,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에 따라 실제 반영 속도와 폭은 달라진다.
주택시장에서는 차입 비용 상승이 이미 나타났다. 프레디맥은 17일 기준 미국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이 6.95%라고 발표했다. 직전 주 6.76%, 1년 전 6.26%보다 높은 수준이다. 프레디맥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는 기준금리 인상이 모든 대출금리에 같은 폭으로 즉시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미국 증시는 금리 결정 직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S&P500은 0.4% 내렸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31포인트, 1.2% 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1% 미만 내렸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올랐다.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4.67%에서 4.74%로, 10년물 금리는 5.00%에서 5.01%로 상승했다. 단기물 금리 상승 폭이 장기물보다 컸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이 금리 결정 직후 약 7만5000~7만6500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이더리움(ETH)은 약 2370~2430달러 구간에서 등락했고 주요 가상자산은 대체로 보합권 또는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비트겟(Bitget) 애널리스트 루이스 황(Lewis Huang) 비트겟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한 차례 인상을 이미 반영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시장의 초기 반응이 제한적이었지만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해석은 남아 있다는 의미다. The Block 시장 보도는 이 같은 분석을 전했다.
이번 결정은 물가를 낮추려는 통화정책이 가계의 차입 비용과 금융시장 자산 가격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과 소비·투자가 위축돼 수요가 둔화하고 물가 압력이 낮아질 수 있지만, 기업과 가계의 금융 부담은 커진다.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다. 이번에는 고용시장이 금리 인상을 견딜 만큼 견조하다는 판단과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돈다는 판단이 함께 작용했다. 연준 전망상 물가상승률은 올해 3.7%, 내년 2.3%로 제시됐다.
앞서 케빈 워시 의장의 발언과 연준의 금리 경로에 시장의 관심이 이어져 왔다. 이번 인상으로 당시 거론된 정책 경로가 실제 결정으로 확인됐지만, 추가 인상 시점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연준은 물가와 고용, 경제 흐름을 확인하며 다음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워시는 향후 결정을 미리 정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추가 인상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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