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헬리움(HNT) 증권 혐의 소송 철회…친암호화 기조 공식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탈중앙 무선 네트워크 헬리움(Helium) 개발사인 노바랩스(Nova Labs)를 상대로 제기한 미등록 증권 발행 혐의 소송을 공식 철회했다. 헬리움은 4월 10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 기각으로 자사의 핵심 토큰 및 네트워크 운영 방식이 미국 증권법 위반이 아님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 1월,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전 SEC 위원장 재임 기간 중 마지막으로 제기된 주요 암호화폐 관련 집행 조치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갠슬러 전 위원장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SEC는 이를 ‘기각 후 재기소 불가’ 방식으로 철회했다.

이에 대해 헬리움 측은 “2019년 발행된 HNT(헬리움), IOT, MOBILE 토큰과 이를 위한 핫스팟 장비 판매는 증권이 아니다”라며 “토큰을 통해 네트워크 성장을 유도하는 사업 모델 자체가 증권법 위반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선례가 확립됐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향후 유사한 방식의 토큰 배포 및 하드웨어 판매를 추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중요한 법적 기준이 마련된 셈이다.

한편, 비트코인(BTC) 채굴 업계는 2025년 1분기 동안 총 9,700 BTC(약 1,4200억 원) 규모의 성과를 기록하며 호황을 이어갔다. 코인텔레그래프 자료에 따르면 이는 당시 비트코인 가격인 약 8만 1,600달러를 기준으로 약 8억 달러(약 1조 1,680억 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채굴한 기업은 마라톤 디지털(Marathon Digital)로, 2,285 BTC(약 1억 8,600만 달러, 약 2,710억 원)를 채굴했다. 이어 클린스파크(CleanSpark)는 1분기에 1,950 BTC를 생산하며 약 1억 6,000만 달러(약 2,330억 원)를 기록했으며, 3월 채굴량은 전월 대비 13.4% 증가했다. 아이렌(Iren, 구 아이리스 에너지)은 1,513 BTC를 생성해 약 1억 2,400만 달러(약 1,810억 원)에 달하는 성과를 보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새로운 SEC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가 4월 9일 상원 인준을 통과해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다. 찬성 52표, 반대 44표로 통과된 이번 인준 투표는 당파 간 의견 차가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였다.

월가 출신의 앳킨스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SEC 위원을 역임한 인물로, 이후 ‘파토막 글로벌 파트너스(Patomak Global Partners)’를 설립해 금융 자문업에 종사했고 2017년부터 2024년 말까지는 암호화폐 옹호 단체인 토큰 얼라이언스(Token Alliance)의 공동 의장을 맡아왔다. 그는 3월 인준 청문회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해 원칙 있는 규제 틀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친암호화폐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

갠슬러 전 위원장 체제 하에서 추진됐던 고강도 집행 위주의 접근이 일단락되면서,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는 보다 제도화된 환경이 마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폴 앳킨스 체제의 SEC가 디지털 자산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