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크라켄·컨센시스·컴벌랜드 소송 공식 철회

28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크라켄(Kraken), 컨센시스(Consensys), 컴벌랜드 DRW(Cumberland DRW)와의 집행 소송을 공식적으로 철회하였다. 3월 27일 이들 기업과 공동 합의서를 제출했으며, 사건은 ‘기각 후 재소 불가(with prejudice)’ 방식으로 종결되었다.

SEC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철회는 소송의 실체적 정당성 판단이 아닌, 규제방향 전환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향후 보다 명확하고 지속가능한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켄은 2023년 11월, 등록되지 않은 거래소 운영 및 고객 자금 오용 혐의로 SEC에 피소되었으나, 지난 3월 3일 “문책·벌금·사업 변경 없이 소송 철회에 원칙적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 CEO 데이브 리플리(Dave Ripley)는 “이제 본연의 업무인 미래 금융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컨센시스는 2024년 6월, 메타마스크(MetaMask) 지갑의 스테이킹 서비스 관련 증권법 위반 혐의로 피소되었으며, 조셉 루빈(Joseph Lubin) 창립자는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이번 결과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컴벌랜드 DRW는 2024년 10월, 약 20억 달러 규모 암호화폐 거래를 무등록 딜러 자격으로 진행한 혐의로 SEC로부터 소송을 당했으며, 3월 4일 소송 철회 합의에 도달했다. 회사는 “투명성과 기술 혁신이 공존하는 금융환경 구축을 위해 SEC와 지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철회는 지난 2월 27일 SEC가 코인베이스(Coinbase)와의 소송도 기각하기로 공식 요청한 데 이어 이뤄진 후속 조치다. 당시 SEC는 코인베이스가 브로커, 거래소, 청산기관의 기능을 통합해 운영했다며 증권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으나, 양측은 소송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SEC는 지난해까지 전 위원장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하에서 ‘집행 중심 규제’ 기조를 이어왔으며, 이에 대한 업계 비판이 거세게 이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SEC 수장으로 지명된 폴 앳킨스(Paul Atkins)와 크립토 친화 성향의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위원이 ‘크립토 태스크포스’ 조직을 이끌며 전환점을 맞고 있다.

SEC의 마크 우예다(Mark T. Uyeda) 대행 위원장은 “그동안 SEC는 공개적 논의 없이 규제 집행을 통해 입장을 표현해 왔다”며 “이제는 정책 투명성과 대중 참여 기반의 접근으로 나아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리플(Ripple), 제미니(Gemini), 유니스왑랩스(Uniswap Labs), 이뮤터블(Immutable), 크립토닷컴(Crypto.com) 등도 SEC와 유사한 합의에 도달했으며, 공식 철회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