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최대 77%가 2026년 어떤 형태로든 토큰화 담보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활용 대상은 현금, 머니마켓펀드(MMF), 국채 등으로 제시됐다.
씨티(Citi)와 The ValueExchange는 24일 공개한 보고서 'Digital Collateral: A Practical Reality'에서 토큰화 담보가 시범사업을 넘어 실제 금융시장 활용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큰화 담보는 금융자산의 소유권이나 가치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표시해 담보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담보 자체를 디지털 형태로 기록하고 이전할 수 있어 기존 금융기관의 결제·보관 절차와 연결되는 구조다.
기존 담보 거래는 금융기관의 영업시간과 결제 일정에 영향을 받는다. 보고서는 토큰화를 통해 담보 이동을 24시간에 가깝게 운영하고, 여러 시간대에 걸친 결제 공백과 운영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보가 한곳에 묶여 제때 활용되지 못하는 문제도 도입 배경으로 꼽혔다. 글로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은 하루 평균 약 740억달러(약 100조4000억원)의 담보를 약 65개 수탁 장소에 배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기존 결제 시간과 운영 마찰로 담보의 약 25%가 유휴 상태로 남는다고 밝혔다. 평균 Tier 1 기관 기준으로는 약 150억달러(약 20조4000억원)의 비효율 자산에 해당하며, 연간 잠재 수익 손실은 약 3억4600만달러(약 4695억원)로 추산됐다.
이 같은 비효율은 금융기관이 담보를 제때 옮기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자산을 예치하거나 사전 자금을 마련하는 관행과 연결된다. 토큰화 담보가 정착하면 담보 이동 절차를 단순화하고 자본 활용도를 높일 여지가 생긴다.
토큰화 방식은 이미 일부 환매조건부채권 거래에 적용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량의 약 5%가 매달 토큰화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의 토큰화 일정도 제시됐다. 미국 국채는 2026년 10월 미국 청산·결제 인프라 기관 DTCC를 통해 토큰화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다만 기관의 도입 전망이 곧 전면적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기존 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바꾸는 데 따르는 부담과 새로운 위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기관들이 검토하는 자산은 현금, MMF, 국채처럼 금융시장에서 담보로 활용되는 자산에 집중됐다. 이는 토큰화의 초점이 새로운 투자상품을 만드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담보를 더 빠르게 이동하고 결제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에서는 담보의 발행보다 보관·이전·결제 과정이 실제 활용성을 좌우한다. 토큰화 담보 역시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금융 인프라와 업무 절차를 연결해야 한다.
토큰화 담보는 개별 암호화폐의 가격 흐름과는 다른 문제다. 핵심은 금융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표시한 뒤 기관 간 담보 이동과 증거금 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본지는 앞서 토큰화 담보 실험에 나선 CCP와 청산 집중 리스크를 다루며, 어떤 자산을 담보로 인정할지와 제3자 기술 의존을 어떻게 감독할지가 시장의 실제 사용 범위를 가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가 제시한 77%는 기관의 예상치이며 실제 도입 규모와 속도를 뜻하는 실적 수치는 아니다. 향후에는 2026년 10월 예정된 DTCC의 미국 국채 토큰화 서비스가 기존 금융 인프라와 연결되는 방식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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