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설비투자가 2026년 7800억달러(약 1057조원)에 이르고, 2027년부터 연간 1조달러(약 1356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AI 인프라 투자가 GDP 대비 비중에서 19세기 철도 건설 열풍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9월 30일 공개한 ‘State of Markets II’에서 AI 투자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전력·네트워크·로봇 등 물리적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급 기술 장비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을 합한 지출은 미국 전체 자본지출의 약 55%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설비투자가 2025년 약 4160억달러(약 564조원)에서 2026년 약 78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7년부터는 연간 1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인프라 확장은 칩 구매에 그치지 않는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클라우드 기업의 현금흐름이 반도체 업체의 매출로 이어지고, 투자 재원으로 부채를 활용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프라 수요와 국방 지출, 전력망 전기화, 제조업의 미국 회귀, 로봇과 자율주행 택시도 물리적 산업 투자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투자는 AI 설비투자가 거시경제 변수로 부상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해당 보도에서 다룬 투자 규모와 이번 보고서의 수치는 대상과 집계 기준이 같다고 볼 수 없다.
GPU가 3~4년 뒤 낡은 장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다뤘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신형 B200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1~2년 전에 설치한 A100 GPU가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설명은 GPU의 경제적 수명을 일률적으로 3~4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지만, 보고서는 장비별 수명이나 감가상각 기준을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다.
AI 투자 규모와 실제 활용 성과 사이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보고서는 S&P500 기업의 약 69%에 AI 애플리케이션이 도입됐고, 약 30%가 측정 가능한 효과를 언급했으며, 성과 지표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기업은 약 2%라고 전했다. 올해 4월 기준 미국 가구 가운데 유료 AI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도 약 2%였다.
소프트웨어 업종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 보고서는 ‘종말’보다 실적 입증이 과제라고 진단했다. 2022년에는 고성장·적자 기업이 많았지만 2026년에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약 75%가 흑자를 냈다. 매출이 20% 넘게 성장한 기업은 약 30%에 그쳤으며,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성장 둔화가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AI 수요가 기업·소비자 서비스의 성숙과 함께 로봇·바이오·의료·국방 분야로 넓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투자 규모와 활용 성과는 향후 지표로 확인될 사안이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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