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인공지능 기업 일레븐랩스(ElevenLabs)의 직원과 초기 투자자 지분을 매각하는 2차 거래에서 약 220억달러(약 30조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됐다.
테크크런치는 24일 일레븐랩스의 지분 매각 협의와 관련해 이 같은 가치가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차 거래는 회사가 새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 라운드와 달리 기존 주주가 보유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이다.
일레븐랩스는 2월 4일 5억달러(약 6825억원) 규모의 Series D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110억달러(약 15조원)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거론된 220억달러는 당시 가치의 약 두 배지만, 공식 투자 라운드에서 확정된 수치는 아니다.
앞서 일레븐랩스의 5억달러 초과 신규 투자 협상이 전해졌지만, 당시에도 투자 규모와 기업가치, 거래 성사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보도는 신규 자금 조달이 아닌 기존 주주와 직원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거래 구조가 다르다.
일레븐랩스는 2022년 설립 이후 음성 합성에서 대화형 인공지능과 오디오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고객센터와 영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음성 에이전트 플랫폼과 창작자용 음성 생성·더빙·음악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매출 지표도 빠르게 늘었다. 일레븐랩스는 2월 발표에서 2025년 말 연간 반복 매출(ARR)이 3억3000만달러를 넘었다고 밝혔고, 5월에는 2026년 첫 4개월 동안 ARR이 5억달러(약 6825억원)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9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는 마티 스타니셰프스키(Mati Staniszewski) 일레븐랩스 공동창업자 겸 CEO가 ARR이 6억달러(약 819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5억달러와 6억달러는 발표 시점과 산정 기준이 달라 같은 기준의 실적처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회사는 기업 고객의 음성 에이전트 도입이 ARR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기업용 서비스는 고객센터 통화와 영업 지원처럼 반복적인 음성 업무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클라르나(Klarna)는 미국 내 3500만 고객을 대상으로 일레븐랩스의 음성 인공지능을 전화 지원의 첫 접점으로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해당 도입 사례에서 문의 처리 속도가 최대 10배 빨라졌다고 밝혔다.
일레븐랩스는 정부·통신·금융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 거주지와 고객별 모델 선택 기능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스타니셰프스키 CEO는 고객센터 통화에서 이용자가 인공지능과 대화 중이라는 사실을 현재는 알려야 하지만, 인공지능 상담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점에는 사회적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측에서는 기업용 대화형 인공지능 수요와 음성 인터페이스의 확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롭 마조니(Rob Mazzoni) 웰링턴 매니지먼트 기술 부문 책임자는 대규모 자연어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기업이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레븐랩스의 고객 사례에는 클라르나를 비롯해 도이치텔레콤, 시스코, 어도비, 리볼루트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고객 도입 사실이 이들 기업이 220억달러 기업가치를 평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2차 거래에서 기업가치가 높게 거론되더라도 회사에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주주와 직원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는 거래인 만큼, 실제 거래 가격과 매각 대상 지분 규모가 최종 가치 판단의 핵심이 된다.
상장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스타니셰프스키 CEO는 수년 안에 IPO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추진 여부는 시기와 시장 여건에 달렸다고 말했다.
2028년 상장설도 CEO가 확정한 일정은 아니다. 이번 2차 거래의 성사 여부와 최종 가격, 매각 규모와 참여 투자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서지우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