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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9650억달러 평가…개발 속도 조절론 확산

다리오 아모데이 (AI 일러스트) / TokenPost.ai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 논쟁이 안전성 검증을 넘어 기업가치와 투자 판단 기준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 개발 중단이나 AI 기업 가치 하락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고성능 모델 출시 속도만으로 시장 기대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CEO는 9월 12일 에세이에서 AI 모델의 능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델 훈련을 중단하자는 뜻이 아니라 안전성 검증과 외부 평가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모데이는 AI가 차세대 AI 개발을 돕는 ‘재귀적 자기개선’이 빨라지면서 안전장치가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앤트로픽은 외부 평가자에게 직원과 유사한 수준의 접근 권한을 제공하고 개발·훈련 과정의 안전 조치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도 8월 18일 사이버보안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강화학습 훈련을 일시 중단하고 모니터링과 레드팀 검증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최신 모델의 강화학습을 2주간 중단한 뒤 연구 환경을 보강하고, 대규모 훈련 재개 전 소규모 훈련과 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번 논쟁은 AI 기업의 높은 가치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앤트로픽은 2월 300억달러(약 41조6100억원) 규모의 시리즈G 투자에서 투자 후 기업가치 3800억달러(약 527조600억원)를 제시했다.

앤트로픽은 5월에도 650억달러(약 90조1550억원) 규모의 시리즈H 투자를 발표하며 투자 후 기업가치를 9650억달러(약 1338조4550억원)로 평가했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한 달 새 상승한 흐름은 AI 투자 기대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향후 가치가 같은 속도로 상승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업의 실제 AI 지출에서는 둔화 신호가 일부 나타났다. 램프 이코노믹스 랩은 9월 9일 보고서에서 8월 미국 기업의 AI 도입률이 계속 증가했지만 증가 속도는 둔화됐다고 밝혔다.

램프 플랫폼에서 앤트로픽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 비중은 43.8%, 오픈AI는 39.8%로 집계됐다. 상위 1% 기업의 직원 1인당 월평균 AI 지출은 7976달러(약 1106만원)에서 7205달러(약 999만원)로 9.7% 줄었다.

램프는 휴가철 효과와 AI 모델 가격 하락을 지출 감소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토큰 100만개당 가격은 2026년 3월 1.15달러(약 1595원)에서 9월 초 0.68달러(약 943원)로 41% 하락했다.

지출 감소는 AI 수요가 사라졌다는 뜻이라기보다 기업들이 고가의 최첨단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표준 모델을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에 가깝다. 램프는 오픈소스 및 중국산 모델 확산이 지출 둔화의 주된 원인이라는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램프 플랫폼에서 AI 지출 기업 가운데 오픈소스 모델을 이용한 비중은 6.4%였다. 이 수치는 기업의 AI 도입이 특정 모델이나 개발 방식에만 집중되지 않고 비용과 용도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SNS 이용자는 안전성 강화를 지지했지만, 다른 이용자는 선도 기업이 경쟁 속도를 늦추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SNS와 레딧의 반응은 업계 전체의 공식 입장으로 볼 수 없다.

앤트로픽의 연말 기업가치가 6000억달러에 이를 가능성과 예측시장 수치도 언급됐지만, 해당 목표를 뒷받침하는 투자계약·공시·공식 전망 문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6000억달러 수치는 확정된 기업가치나 검증된 시장 전망으로 사용할 수 없다.

현재 확인되는 변화는 AI 개발이 멈췄다는 사실이 아니다. 모델 성능과 출시 속도뿐 아니라 실제 사용량, 가격 하락을 상쇄할 매출 증가, 외부 안전성 검증이 AI 기업 가치 평가의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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