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암호화폐에 신용 등급을 부여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 미국 신용평가사 와이스레이팅스(Weiss Ratings)의 마틴 D. 와이스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2018 블록페스타’에서 각국 정부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와이스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안정성과 보안성 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안정성과 보안성 문제는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각국 정부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블록체인 기술로 해킹을 막는 등 많은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탈중앙화 세상이 도래하면 악의적 주체들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각국의 규제당국은 블록체인 산업을 위해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보안 강화, 안정성 확보와 관련해서도 이들은 블록체인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는 미국 최대 유통사인 월마트,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제약 등이 현재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업 속도를 가속화하고 가짜 제품이 공급망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분산원장기술이 트랜드로 부상하게 된다면 향후 많은 기업들은 손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스 대표는 이어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데도 (규제 당국들은) 주제만을 언급하고 발전에는 관심을 끄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미국 대부분의 정부 관료들은 정치적, 경제적 이슈에 밀려 블록체인을 뒷전에 두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와이스레이팅스 측은 미국 의회가 암호화폐 관련 기준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백서를 만들어 제안한 상태다. 와이스 대표는 “와이스레이팅스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권리 장전을 위한 원천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규제 당국이 명확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데이터”라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국 규제당국들은 백서, ICO, 평가 가능한 데이터, 거래 등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와이스 대표는 블록페스타 이틀차인 23일 와이스레이팅스 밋업을 통해 암호화폐를 평가하는 방법과 측정 지수, 투자 가이드 등 암호화폐 신용등급 평가의 비밀을 공개한다.
암호화폐 이코노미스트이기도 한 와이스 대표는 일반인 대상으로는 최초로 암호화폐를 평가하는 방법과 측정 지수, 바른 투자를 위한 가이드 등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와이스레이팅스는 1971년 설립됐으며 평가 대상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독립 신용평가사로 공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와이스 레이팅스는 올해 1월 와이스 크립토 커런시 레이팅스(Weiss Cryptocurrency Ratings)라는 암호화폐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넴·비트코인캐시 등 90여 종류의 암호화폐를 기술·용도·거래 형태 등 다양한 벡터로 분석·평가해 책정한 신용등급을 발표했다.
와이스레이팅스는 비트코인에 C+를, 이더리움와 이오스에 B를, 카르다노에는 B-를 부여했다. 당시 가장 높은 등급인 A를 받은 암호화폐는 없었다. 기대와 다른 평가로 인한 시장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으나 꾸준한 업데이트와 함께 평가 기준을 보완하고 안정성을 높여 투자 지표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암호화폐 평가 기준 논란에 대해 그는 “활용도, 투자 리스크, 채택도 등을 과학적인 방식으로 평가한다”며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는다거나 보상을 받는 시스템은 와이스레이팅스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와이스 대표는 “암호화폐 산업이 과장된 선전으로 왜곡되고 단기 트레이딩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신중한 장기 투자의 시대”라고 말했다.
이동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