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기업 AT&T가 암호화폐 해킹에 대한 '미필적 고의'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15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암호화폐 투자자 마이클 터핀(Michael Terpin)은 AT&T가 고의적 태만과 명시된 의무 및 개인정보보호 정책 불이행으로 해킹에 협력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비트코인 엔젤 투자그룹 '비트엔젤스(BitAngels)'의 공동설립자인 마이클 터핀은 미국 LA 지방법원에 69쪽에 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마이클 터핀은 7개월 동안 2번의 해킹으로 2,40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터핀은 당시 사용했던 AT&T 통신사 핸드폰 계정이 디지털 신원 도용을 당해 해킹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클 터핀은 범인이 번호를 통해 암호화폐 계정에 접근했으며, AT&T가 신분증 제시나 비밀번호 입력 등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기범에게 번호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이를 "가짜 신분증을 가진 도둑에게 방 열쇠와 금고 열쇠를 내준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AT&T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해당 혐의를 부인하며, "법원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클 터핀은 AT&T에 2억 달러 상당의 처벌적 손해 배상과 2,400만 달러의 보상적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대안 투자자산으로 주목을 받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악의적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 한 보고서는 시장 성장과 해킹 취약 계정이 비례해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신생 산업으로, 자체 의무나 법적 규제가 미비한 상태다. 해킹 등의 사건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이용자가 위험 부담을 안게 되는 구조다. 피해를 사전에 대비하는 보안 시스템 뿐 아니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업계의 제도 마련이 촉구되는 시점이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