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기업과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나는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책을 펼친 독자들은 한 번쯤 던져봤을 질문이다.
"블록체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소 10개 이상의 학문을 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 블록체인 관계자는 이야기했다. 컴퓨터공학, 프로그래밍, 암호학 등 기술적 지식뿐 아니라 경제, 비즈니스, 금융, 그리고 심리학, 인류학, 물리학, 역사, 철학 등 인문적인 지식도 필요하다.
블록체인을 설명하는 많은 글이나 강의들이 단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4차산업혁명 두 개의 핵심축 중 인공지능 전문가는 있는데 블록체인 전문가는 있을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연암사)는 기술적 접근이 아니라 블록체인에 담겨 있는 사회적‧사업적 함의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1‧2부에서는 블록체인의 씨앗을 땅에 떨어뜨린 비트코인에서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10년간의 블록체인 생태계와 코인‧토큰 경제의 빅픽처가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 왔는지를 설명한다.
3부에서는 블록체인을 인터넷과 동일한 유전자로 보는 시각에서 출발해 하이퍼텍스트(인터넷)가 하이퍼레저(블록체인)로 진화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한다.
4부에서는 블록체인이 몰고 올 사회‧경제‧정치적 변화를 예측하고, 5부에서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함의를 설명하고, 마지막 6부에서는 블록체인이 어떻게 세상의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비즈니스의 중심판을 옮길 수 있는지 통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책을 덮을 즈음에는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을 피하지 않는 용기를 낸다면 블록체인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4차산업혁명으로 실존적 두려움을 느끼는 현재 귀담아 들을 법한 대목이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