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차단을 선언한 러시아 규제당국에 대항해 텔레그램의 상징인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린 '운동가'가 체포되었다고 23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이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국가 안보 및 테러의 위협성 등을 언급하며 러시아 미디어·통신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을 통한 러시아 내 텔레그램 차단에 나섰다. 이어 텔레그램의 암호화 키를 규제 당국으로 보내면 텔레그램에 대한 차단조치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텔레그램 창립자인 파빌 두로프(Pavel Durov)는 이를 거부했다. 파빌 두로프는 가상사설망(VPN)과 프록시(Proxy) 서비스 운영자들에게 비트코인을 지불해 러시아 당국의 메신저 차단 조치를 우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텔레그램 지지자들은 시위대를 조성해 러시아 연방 보안청 본사 앞에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러시아 경찰은 정부 정책 '항의' 행동을 실행한 시위대를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여성 펑크록 밴드 '푸시 라이엇'(Pussy Riot)의 맴버인 마리아 알료키나(Maria Alyokhina)가 체포되었다. 근처 치안 판사에서 경고 조치를 받은 그녀는 훈방조치 되었다.
한편, 이날 체포되었던 인물이 푸시 라이엇의 맴버인 마리아 알료키나라는 점은 더 큰 눈길을 끌었다. 푸시 라이엇은 러시아 대선운동 기간인 2012년 2월, 복면을 한 채 러시아정교회 구세주성당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는 노래를 부르며 반푸틴 시위를 벌여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파빌 두로프는 개인 채널을 통해 "러시아 내 인터넷 자유를 옹호한다면 오후 7시 정각에 자택 창문 밖으로 종이 비행기를 날려라. VPN 및 프록시 서비스 사용을 위한 세팅을 준비하고 사용법을 러시아 내 지인들과 공유해라. 정부가 인터넷 검열 시대로 들어가는 시점에 이는 꼭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승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