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 채팅 앱 텔레그램을 차단하려는 러시아 정부 움직임에 맞서 텔레그램이 우회 접속을 시도하며 힘겨루기에 나서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의 보도에 따르면 텔레그램 창립자인 파빌 두로프(Pavel Durov)는 가상사설망(VPN)과 프록시(Proxy) 서비스 운영자들에게 비트코인을 지불해 러시아 당국의 메신저 차단 조치를 우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주, 러시아 정부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 미디어·통신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는 개인적인 메세지를 공유하는 채팅 앱 텔레그램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또한 텔레그램이 이용하는 아마존과 구글의 18개 망을 차단하고, 러시아 내 약 2,000만 개의 IP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텔레그램이 접속 차단을 피하려고 아마존과 구글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러시아 정부의 이번 조치로 텔레그램은 총 사용자의 7%에 달하는 러시아 사용자들을 잃었다. 이에 두로프는 "가상사설망(VPN)과 프락시 서비스 운영자들에게 비트코인 지원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올해 동안 러시아 정부의 텔레그램 차단 조치를 우회하기 위한 VPN/프락시 서비스 지원에 개인 자금 수백만 달러를 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두로프는 "디지털 자유화와 세계적 진보를 추구하기 위한 이 상황을 '디지털 저항'(Digital Resistance)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 내에서는 여전히 텔레그램이 운영 중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IP 차단으로 인해 텔레그램과 관련 없는 많은 인터넷 서비스 지원이 차단되어 많은 러시아 인터넷 유저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채팅 앱인 바이버(Viber) 또한 러시아 내에서 연결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규제 당국은 국가 안보 및 테러의 위협성 등을 언급하며 텔레그램의 암호화 키를 규제 당국으로 보내면 텔레그램에 대한 차단조치를 중지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두로프는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두로프는 "우리는 유저에게 100%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것이며, 만일 이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시 차라리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권승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