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암호화폐 거래실명제가 도입됐지만 1주일이 넘도록 실제 실명확인 전환율은 채 10%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암호화폐 실명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3개 은행이 실명전환을 해야하는 계좌 수는 총 174만5천개로, 이 중 지난 4일까지 실명전환이 이뤄진 계좌는 14만 3300개, 약 8%에 불과하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가 총 57만 계좌 중 7만1천 계좌가 실명확인을 해 12.46%로 전환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코빗은 12만5천개 중 1만2300개 계좌(9.84%)가 실명으로 전환했고, 코인원은 15만개 중 1만3천개(8.67%) 계좌가 실명전환을 했다. 빗썸은 90만개 계좌 중 4만7천개에 그쳐 전환율 5.22%로 저조했다.
이처럼 실명거래 전환 속도가 느린 이유는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 열기가 크게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불과 한 달 전, 2400만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6일 현재 700만원 초반에서 거래돼 지난달 3분의1 이하로 크게 폭락했다.
실명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계좌로는 실명전환까지 거래소에 신규 자금을 입금할 수 없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인출하면 했지 추가로 넣는 것은 꺼려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더 투자할 게 아닌 이상 굳이 실명확인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한편, 세계적인 암호화폐 규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주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미국의 주요 신용카드 발급 업체들은 신용카드를 통한 암호화폐 매입을 금지한 바 있다. 영국 최대 은행인 로이드뱅크도 전날 신용카드로 암호화폐를 사는 것을 금지했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