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악재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9천 달러 선이 붕괴됐다.
2일 오전 10시 36분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4.36% 하락한 877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마지노선이라고 여겨지던 9천 달러 선마저 무너지자 투자자은 이른바 '패닉셀'에 나서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그나마 남은 자산이라도 보전해야겠다는 생각에 대거 매도에 나섰다. 하지만 매도는 더 큰 매도를 불러오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암호화폐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테더 이슈 ▲인도 암호화폐 규제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광고 차단을 지목했다.
그동안 달러 연동 암호화폐인 '테더'와 테더를 거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가 모종의 관계라는 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비트파이넥스는 암호화폐 거래에 달러 대용으로 테더를 사용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또 실제로 테더가 달러에 연동하고 있는지, 테더의 수량만큼 고객에게 지급할 수 있는 충분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도 불거져 나오는 상황이다. 그동안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회사는 형식적인 답변이나 회피로 일관했다.
미국 상품선물위원회(CFTC)는 테더를 발행하는 업체와 비트파이넥스를 상대로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시한폭탄이었던 테더 문제가 마침내 터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아울러, 아시아 3위 경제 대국인 인도가 암호화폐 규제 대열에 동참한 점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1일 아룬 제이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인도 정부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암호화폐를 통한 불법적인 행위나 지급결제를 없애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인도 SBI(State Bank of India), 액시스은행, HDFC은행, ICICI은행, 예스은행 등 인도 내 주요 은행들은 최근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일부 계좌 거래 행태가 의심스럽다며 계좌를 정지시키도 했다.
세계 최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이 ICO(암호화폐공개)를 포함한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한다는 발표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페이스북은 30일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허위 정보를 포함한 광고는 페이스북에 설 자리가 없다"며 "암호화폐를 판매하려는 시도뿐 아니라 암호화폐와 관련된 모든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20억 명이 사용하는 최대 SNS가 암호화폐 규제에 동참함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의 광고 정책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에도 적용된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