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장중 한때 900만원 선 붕괴…국내 ·해외 가격 역전 현상도

비트코인이 9천 달러 선마저 무너지며 8천 달러 대로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충격에 빠졌다. 동일한 암호화폐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2일 오전 11시 기준 해외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4.93% 하락한 8716달러(약 93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91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900만원 선이 붕괴돼 800만원 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동안 마지노선이라고 여겨졌던 비트코인 9천 달러 선이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다시 암호화폐 시장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암호화폐의 등락은 큰 흐름에서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받아왔다.

비트코인이 오르면 따라서 오르고, 비트코인이 내리면 따라서 떨어지는 식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9천 달러가 무너지자 더 이상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15.03% 하락한 964달러(약 10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0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몇 주간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른 암호화폐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이어갈 때도 이더리움만큼은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았다. 이에 비트코인의 대체재로 부상하며 이더리움은 최근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날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마저 크게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한때 이더리움의 자리를 위협하며 시가총액 3위를 기록 중인 리플도 전날보다 25.11% 하락한 0.864달러(약 926원)까지 추락했다. 국내에서는 911원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은 지난달 6일 국내에서 4000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채 한 달도 안 돼 1000원 선마저 깨지며 900원대로 추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리플이 다시 '동전주'로 돌아가는 거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암호화폐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남은 자산이라도 보전해야겠다는 생각에 보유한 암호화폐를 매도하는 이른바 '패닉셀'에 나섰다. 하지만 패닉셀은 더 큰 패닉셀을 불러오며 시장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동일한 암호화폐가 해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을 말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김프)', '코리아 프리미엄(코프)'도 사라졌다. 오히려 해외 거래 가격이 더 높은 '역(逆)프리미엄(역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해외보다 1.6%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 1.46%, 리플 1.59% 등 각각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2일 오전 11시 해외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비트코인 8716달러(-14.93%) ▼이더리움 964달러(-15.03%) ▼리플 0.864달러(-25.11%) ▼비트코인캐시 1170달러(-21.82%) ▼에이다 0.367달러(-30.82%)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국내 암호화폐 가격은 ▼비트코인 918만5660원 ▼이더리움 101만7650원 ▼리플 911원 ▼비트코인캐시 122만6340원 ▼라이트코인 14만1614원을 기록 중이다.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4244억 달러(약 454조5741억원)로 전날보다 크게 하락했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