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만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공공 블록체인보다 발행자 자격과 준비자산 관리 등 제도권 규제의 영향을 먼저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만 중앙은행은 국내 결제수단이 다양해 신대만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체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고, 신대만달러 표시 가상자산의 거래 매개 수요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대만 블록체인 관찰자 위저안(余哲安)은 신대만달러가 국제 통화가 아니고 외환 규제도 적용되는 만큼 공공 블록체인에 먼저 올라갈 유인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신대만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결제 서비스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만 중앙은행은 2025년 9월 18일 공개한 자료에서 신용카드·현금카드·은행 예금·전자결제 등 국내 결제 수단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대만달러로 가격이 표시된 가상자산이 많지 않아 이를 거래 매개로 활용할 수요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은 신대만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자결제 수단과 성격이 비슷하므로 100% 준비자산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일정 규모 이상 발행할 경우 준비자산 일부를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나머지는 예금이나 단기채권처럼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운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발행자는 보유자에게 어떤 형태로든 이자나 수익을 지급할 수 없다. 신대만달러가 국제 통화가 아닌 상황에서 이자까지 제공하지 않으면 보유 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준비자산 감사와 공시, 예치 기준은 대만 금융감독위원회와 중앙은행이 하위 규정에서 정할 예정이다. 위저안은 발행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주체가 국내 대형 은행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만의 가상자산서비스법은 2026년 6월 30일 국회에서 3독을 통과했다. 법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준비자산 보관과 자체 재산과의 분리, 금융감독위원회와 중앙은행의 협의 절차가 담겼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9개 하위 법령이 이르면 2027년 1분기에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준비자산 감사와 정보 공개, 준비금 적립 방식의 세부 내용은 이 하위 법령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위저안은 스테이블코인의 공공 체인 진입 여부를 기술 성능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자체가 어떤 기술 기반을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블록체인이 대표하는 정치적 제도가 사업자에게 어떤 이점을 주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공공 블록체인 사업자는 낮은 진입장벽과 높은 조합성을 활용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반면 규칙이 명확하고 감독이 엄격한 금융시장에서는 제도권 금융기관이 가진 자격과 관리 역량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의 대응도 공공 체인 배제와는 구분된다. 대만 중앙은행 자료는 유럽중앙은행이 금융 안정성과 유로화의 중요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유로 지역이 소매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규제 대상 유로 스테이블코인,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한 국경 간 결제를 함께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럽의 접근은 유로 스테이블코인 자체를 배제하기보다 규제되지 않은 유통 방식을 제한하는 데 가깝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기술 기반보다 발행자와 유통 구조를 관리하는 제도가 중요하다는 논의와 맞닿아 있다.
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은 법적 성격도 다르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의 성격을 유지해 이자 지급과 예금보험 적용이 가능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서비스법상 가상자산으로 분류돼 이자 지급이 금지된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가 시범사업을 허용한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의 범주에서 운영된다. 반면 신대만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별도의 가상자산 규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발행자 자격과 준비자산 관리 기준이 핵심 쟁점으로 남는다.
신대만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공공 체인 진입 여부는 대만 금융당국이 마련할 하위 규정에 따라 구체화될 예정이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과 준비금 적립 방식에 관한 세부 규정을 각각 협의해 정할 계획이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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