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XOM)이 2007년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한 뒤 약 19년 만에 오리노코 벨트 복귀를 협상하고 있다. 대형 중질유 사업인 페트로모나가스와 인근 카라보보 광구가 검토 대상이다.
로이터는 엑손모빌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와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종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엑손모빌과 PDVSA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페트로모나가스는 엑손모빌이 과거 지분을 보유했던 사업이다. 엑손모빌은 우고 차베스 정부가 석유 사업을 국유화한 뒤 2007년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으며, 당시 사업명은 세로네그로였다.
당시 엑손모빌은 해당 사업 지분 41.67%를 보유했다. 이후 엑손모빌의 철수로 사업 소유 구조가 바뀌면서 기존 계약과 지분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복귀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엑손모빌의 복귀 협상은 페트로모나가스와 인근 카라보보 광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페트로모나가스는 오리노코 지역의 초중질유를 수출 가능한 경질유로 전환하는 업그레이더를 보유한 사업이다. 초중질유는 그대로는 수송과 수출이 어려워 희석제나 업그레이더 같은 별도 설비와 투입물이 필요하다.
현재 설비는 가동 중이지만 미국의 제재와 장기간 투자 부족으로 유지보수와 대규모 수리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사업권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생산량을 늘리기까지는 설비 복구와 자금 투입이 선행돼야 한다.
러시아 측 지분도 협상의 주요 변수다. 엑손모빌이 철수한 뒤 러시아 에너지기업 로스네프트가 페트로모나가스 지분 40%를 인수했고, 이 지분은 2020년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자리베즈네프트로 이전됐다.
러시아 지분이 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러시아 정부는 올해에도 러시아가 PDVSA와 함께 운영하는 합작사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미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의 복귀 협상은 사업성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간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안이 됐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재편은 이미 다른 기업들의 사업 확대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유전의 외국 자본 참여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셰브론($CVX)과 이탈리아 에니(Eni)는 9월 2일 카라카스에서 사업 확대 협정을 체결했다.
셰브론은 향후 5년간 70억달러(약 9조6670억원) 이상을 투자해 베네수엘라 생산량을 하루 약 6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투자 계획과 실제 생산 증가는 같은 단계가 아니며, 설비와 운영 여건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에니는 오리노코 벨트의 후닌5 중질유 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오 데스칼치(Claudio Descalzi) 에니 CEO는 협정 체결식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류 서명이 아니라 실제 배럴"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업 협정 체결과 실제 원유 생산 확대가 별도 절차라는 점을 보여준다. 엑손모빌의 경우에도 협상, 최종 계약, 설비 투자, 생산 확대를 순서대로 거쳐야 한다.
엑손모빌과 함께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던 코노코필립스($COP)는 미지급금 문제로 복귀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회사가 베네수엘라와 PDVSA에 받아야 할 금액은 약 110억달러(약 15조1910억원)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복귀 여부뿐 아니라 기존 지분과 계약의 지속 가능성, 설비 복구 범위, 수출 가능한 원유 생산 체계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있다. 엑손모빌의 협상이 최종 계약과 실제 생산 확대로 이어질지는 추가 협상 결과에 달렸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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